‘출생서 죽음까지’지구촌 문화

화제의 신간 ‘테마로 보는 동서문화풍속’

시민일보

| 2002-12-16 17:06:16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시작을 맞는 마음은 세계 어느 문화권 사람들을 막론하고 각별함을 지닌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새해를 맞는 다채로운 축제행사와 놀이는 어느 곳에든 있기 마련이다.

스위스인들은 유럽에서 가장 흥겨운 새해행사를 벌인다. 섣달 그믐날 밤 청장년 남자들은 ‘실베스터 클로이제(새해의 정령)’로 분장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요들송을 불러주며 악귀를 쫓아내고 새해의 복을 빌어 준다.

산타클로스의 고향 핀란드도 부모들은 주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보내고 알코올 없는 맥주를 마시며 춤을 추며 10대 청소년들은 마음에 맞는 친구들끼리 어울려 부모가 외출한 집에서 신나고 떠들썩한 새해 파티를 벌인다.

프랑스인들은 한 해의 마지막날 밤 ‘레베이용’이라는 밤참을 먹으면서 뜬눈으로 새해 첫 시간을 맞이하고 이스라엘에서는 사과처럼 둥글며 아름답고 달콤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과를 꿀에 찍어 먹는다.

설날에 가장 집착하는 민족은 중국인. 한 해의 대축제로 여기는 중국인들은 설날의 공식적인 휴일이 7∼9일지만 실제로 보름에서 한 달 가까이 쉬며 새로운 한 해에 복이 깃들기를 염원한다.

반면 다민족 국가 미국의 새해는 의외로 조용하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된 연휴가 끝나는 마지막 휴일로 여겨 조용히 한 해를 설계한다.

‘테마로 보는 동서문화풍속’(박영수 著 학민사 刊)은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에 연관된 동·서양의 서로 다른 생활문화를 비교한다. 이 책은 결혼, 풍수, 종교, 목욕, 헤어스타일등 36가지 주제를 매개로 동서양 문화풍속과 시대배경 이야기를 통해 보는 생활문화풍속사다.

이 책을 쓴 박영수 문화칼럼니스트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흑인을 멸시하고 아프리카에는 문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만큼 우리의 문화정서가 다른 문화에 대해 배타적이며 폐쇄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영화를 보고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 문화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고 다른 나라의 생활문화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진정한 문화인이라고 주장한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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