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스케치-강원 평창군 도암면
하늘과 맞닿은 은빛세상
시민일보
| 2003-01-16 18:18:54
하늘아래 온 세상이 하얀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곳이 있다. 산사의 단아한 처마와 높다란 전나무가 하얀 옷을 입고 있는 풍경의 월정사. 봉긋봉긋한 산마루와 능선을 뒤덮은 눈밭과 푸른 동해가 발아래 깔려있는 선자령. 그리고 눈꽃축제.
이 모두가 한데 모여 있는 고장이 바로 강원도 평창이다. 하늘아래 첫 동네라 불리는 대관령을 품고 있는 평창은 이 겨울 온통 하얀빛으로 물들어 있다. 평창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다.
동서로는 치악산 너머 둔내를 지나 대관령까지 펼쳐져 있고 남북으로는 영월 동강에서 오대산까지 이어져 있다. 온통 하얀 눈밭의 장관을 자랑하는 평창으로 겨울여행을 떠나자.
오대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곧게 솟은 전나무 숲으로 유명한 월정사의 겨울. 언제든 일주문을 넘어선 사람들에게 자연 속에서의 사색을 선물하는 월정사 전나무 길은 이 겨울 새하얀 눈길이 돼 있다.
월정사 경내는 보수공사가 진행되어 약간은 산만한 분위기로 바뀌어져 있지만 그 길은 언제나 고요함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길옆의 개울가 바위는 눈 속에 묻혀 마치 커다란 눈송이처럼 맺혀 있어 귀엽고도 사랑스런 모습이다.
산중정취가 가득한 겨울산사와 자연이 월정사의 겨울을 찾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풍광을 선물한다.
예부터 눈 많기로 유명한 대관령은 아직도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색다른 모습의 능선,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가득한 휴게소, 폭설에 발이 묶여 고생한 기억 등 대관령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있었다.
지금 대관령은 새로 뚫린 고속도로로 인해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쓸쓸한 모습으로 남겨져 있다. 그 대관령을 찾아 겨울자연의 위대함 속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겨 보자. 대관령은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건물만 남아있는 대관령휴게소(상행-강릉에서 서울방면) 뒤편에는 장엄한 겨울 눈밭이 있다.
횡계에서 국도를 타고 올라서면 옛날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으로 바로 들어선다. 주차장 위쪽 능선가의 조그마한 농로는 겨울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신비스런 길이다.
T자형 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겨울눈길 트레킹으로 유명한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이다.
눈길 트레킹으로 유명한 선자령은 대관령과 오대산 매봉을 잇는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높이는 1,157m지만 대관령휴게소의 높이가 840m여서 그리 힘들지 않고 산행에 나설 수 있으나 겨울산행인 만큼 아이젠은 필수이다. 휴게소 뒤편의 농로는 능선 길로 바뀌어 한참이나 이어져 있다.
관측소, 중계소 등의 시설을 지나는 능선 길에서는 횡계 시가지와 멀리 용평리조트의 스키슬로프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선자령 산행 길은 능선길이 끝날 즈음에 왼쪽으로 등산로로 이어져 있다.
선자령에 이르는 등산로는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적당한 긴장과 즐거움을 준다. 왼쪽으로는 하얀 눈으로 가득한 유려한 모습의 능선이 여행객들을 반기고 오른쪽으로는 강릉시내와 동해바다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겨울 등산복 아래의 훈훈한 땀 기운을 안은 채 선자령 정상에 서면 그 조망이 가히 압권이다. 동해를 오른편에 끼고 왼편으로는 오대산, 황병산 등 명산들의 하얀 모습이 산행의 피로를 씻어 준다.
푹푹 파지는 눈길과 매섭게 불어대는 겨울바람을 헤쳐 온 등산객들은 이 맛에 선자령을 찾게 된다고 한다. 선자령 눈길 트레킹은 대관령휴게소에서 4∼5시간 정도이며 능선 트레킹 산행이어서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겨울산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1월의 대관령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벤트가 있다.
바로 열한 번째로 개최된 대관령눈꽃축제. 19일까지 횡계리 용평돔경기장 인근에서 펼쳐지는 축제에는 전통썰매와 설피(눈신)걷기, 앉은뱅이 썰매, 아이스골프 등의 특색 있는 체험과 대관령 능경봉 코스의 겨울 등반대회, 사진공모전 등의 볼거리가 있고 대관령지역의 별미인 황태구이, 오삼불고기, 곤드레 돌솥밥 등을 맛볼 수 있는 장터까지 마련돼 한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관령 겨울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횡계에서는 태백산맥을 넘어온 명태가 눈 속에서 그 이름과 맛을 바꾸는 황태덕장을 만난다. 덕장을 빽빽이 메운 명태와 그 위로 하얗게 내려앉아 있는 눈이 만들어 내는 모습 또한 반갑기만 하다.
또한 영동고속도로 속사 IC를 빠져나오면 방아다리 지역에 들어선 따끈따끈한 찜질방에서 여독을 풀어내고 쉬엄쉬엄 귀가길에 나서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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