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아커쑤市는‘과일의 천국’
시민일보
| 2003-01-27 16:23:25
중국에서 기차 여행을 하려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더럽고 지저분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오늘 카스카얼에서 아커쑤로 이동을 하면서 탄 바로 이 기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신강지역내에서 여행을 하는데도 영락없이 올라탄 공안은 외국인과 젊은 사람들의 여권을 모조리 가지고 가서는 철저하게 확인을 하고 돌려주었다.
불행스럽게 이런 모습을 보며 갈 수 있어 조금이나마 모랫바람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들을 만들어 주었다.
그럴수록 한족사람들의 초조함과 축소 되어가는 중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 아커쑤도 우루무치와 쌍벽을 이룰 만큼 시 전체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도로를 건설한는데 비상대책을 마련해놓고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 여긴 그런거 필요 없는 모양이다.
중앙도로를 막아 놓고는 시민들 불편은 상관없다는 식으로 알아서 가라는 것이다.
도로 뿐만 아니고 건물을 올리는대도 그 주변지역은 영락없이 불편함이 함께 했다. 여기서도 이렇게 다시 한번 중국다운 면을 볼 수 있었다.
낮에 이러한 짜증스러운 것들이 있다면 야시장의 모습은 나의 피곤함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어 좋았다.
서부의 명주 아커쑤는 신강서부의 천산남쪽에 있으며 타리무 분지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아커쑤 지구의 직할시 아커쑤시다.
아커쑤에는 수력자원이 풍부하며 농목발전에 독특한 우세를 가지고 있으며 남량북조(남쪽에는 곡식 북쪽에는 언어가 다양하다는 뜻)를 하고 있고 중요한 양, 면, 유기지의 생산지다.
여름과 가을에는 과일의 향기에 도취할 정도이고 쿠처의 백살구, 호두, 벼, 아커쑤의 홍부사, 금관사과, 대추는 끝내 줘 변세 밖 강남 (강남의 경치가 끝내주지만 그보다 더 죽여주게 아름답다는 뜻) 이라고도 불리웠다.
옛날엔 카스카얼과 쿠처라는 오아시스 왕국의 사이에 끼여 있었던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지만 지금의 아커쑤는 양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신강 지역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버섯구이인 모구 컬루의 맛이 일품이었다.
여기서도 어김없이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축구 16강전을 생중계로 볼 수 있었다. 어이가 없게도 이탈리아가 맥없이 한국에게 2:1로 패했다. 기차 여행 와서 TV와는 거리가 있을거란 생각을 했는데 뜻대로 안된다.
요즈음은 이동하지 않는 날에는 거의 12시가 다 되어 일어나 아침과 점심은 먹는둥 마는둥 하고는 저녁은 항시 진수성찬이다.
여기라고 예외는 아니다. 날씨도 덥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있는 삶의 모습을 볼 수가 있어 좋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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