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불교문화가 숨쉬는 ‘쿠처왕국’
시민일보
| 2003-01-28 16:36:51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가 거의 없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고 인터넷 방에서 채팅이나 게임을 하면서 밤을 지새우며 막혀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던가 아니면 혼탁한 놀이문화에 빠진 한국의 청소년들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이라면 위그루인의 청소년 모습은 순박함 그대로의 모습이다.
비록 삶이 어렵고 힘들지만 부모를 도와 새벽녘까지 일을 함께 하는 어린아이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 이곳 청소년들의 모습은 남루한 옷차림에서 웃는 모습이 이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조금의 어색함 없는 맑은 눈동자는 바라만 봐도 빠져들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황홀한데 이렇게 고운 마음씨를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만 되면 웬만한 학생들은 담배를 피우고 술마시며 다니고 아차 잘못하면 왕따당하며 선생질도 못해먹겠다며 학교를 떠나는 선생들이 점점 늘어만 가고 학교에서는 배울 것이 없어 학원에서 과외 공부하고 밤새 무엇을 하고 다녔는지 꾸벅꾸벅 졸다가 가는 것이 일반화됐고 매질 잘못하다가는 학생이나 부모가 선생을 고발하는 웃기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이 지금의 한국이 아닌가!
그런 학생이나 학부모를 모조리 데리고 와서 조금전 내가 양고기 만두국과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서 보았던 야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그래서 야시장이 좋다.
옛 오아시스 왕국을 호령하던 쿠처왕국에 도착했다.
이웃집 마실가듯이 아커쑤에서 3시간 30분만에 쿠처에 온것이다.
40도짜리 술은 술도 아니요 40도 추위는 추위도 아니라고 러시아에서는 자랑아닌 자랑을 하고 다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40시간은 가야 가나보다 생각이 들만큼이니 서너시간은 시간도 아닌 셈이다.
아커쑤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던 자전거 택시나 오토바이 택시가 또다시 등장했다.
쿠처현은 천산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타리무 분지의 북쪽 옛 아커쑤 지구의 관할지다.
쿠처 고대에는 구이즈라고 불리웠으며 실크로드 교통의 중심이었으며 중국 한, 당 시기이래 서북 변강에서 하나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다.
한나라 시기에는 서역의 36개 나라중의 하나였으며 한대의 서역 도호부로 되었으며 당대의 구이즈 도호부와 안서 도호부의 치소였다.
여기에는 화려하고 다양한 불교석굴 예술, 쿠무투라천불동, 구이즈고성 유적지, 쿠처대사등 많은 고성 유적지와 저명한 풍경구인 고산호수대룡지가 있다. 쿠처는 구이즈락무의 고향이며 지금까지 위그루 자치구의 남녀노소들은 노래와 춤을 즐기고 있다.
쿠처의 백살구, 카페트, 양가죽, 가위는 이름을 날리고 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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