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대책세워야
수도권사회부장 박생규
시민일보
| 2003-02-13 18:35:16
{ILINK:1} 가정폭력이 심각한 위험수위에 놓여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특히 ‘가정폭력 범죄처벌 특례법’은 지난 1998년부터 실시됐음에도 가정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개그우먼 이경실(37)씨가 남편에게 야구방망이로 맞아 갈비뼈 세 대가 부러지는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은 씁쓸한 소식을 접했다. 이유야 어떻던 사람이 사람을 야구방망이로 때린다는 것은 남도 아닌 부부사이에 용서받지 못 할 일이다. 또한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자 이를 피하려다 3층에서 뛰어내려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사건도 있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변화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12일 여성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와 같은 일이 더욱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2001년까지 전국 가정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건수가 1999년 4만1497건에서 2000년 7만5723건, 2001년 11만4612건 등 매년 50% 이상의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상담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상담 대비 신고율은 1999년 28.5%에서 2000년에는 17.15%로, 2001년 12.72%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상담건수의 상대적인 증가가 한몫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신고하는 사람이 한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소·고발 등 사법처리로 이어진 부분도 상담건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담건수의 2%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부부싸움이 폭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해당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의부증과 의처증을 꼽고 있다.
이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서로에 대한 대화부족이 주된 원인이라 할 것이다. 또 부부싸움의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덧 폭력에 젖어든다고 한다.
상습 폭행으로 이뤄진 부부싸움 중 60% 가량은 결혼한 지 1년 이내에 이미 폭행이 이뤄졌으며, 피해자는 이에 대해 ‘그러고 말겠지’라며 묵고하고 넘어간 것이 주원인 이였다고 한다. 이같이 폭력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 동안 논의돼온 ‘가정폭력은 사생활’이라는 인식이 고쳐져야 할 것이다.
부부싸움을 단순 가정폭력으로 치부하지 말고 부부폭행이라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이와 함께 폭행자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와 피해자를 위한 피난처 등을 제공하는 등 국가차원에서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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