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 기행

축제 마지막 남녀노소 공산당 찬양

시민일보

| 2003-02-24 17:14:38

문제가 한 가지 있다면 국경 마을인 만큼 밤 23시가 되면 호르가스 모든 가로등과 조명들을 모조리 꺼버리고 호르가스 전체가 자주 정전이 되기 때문에 밤새 영업을 하려해도 할 수가 없었다.

칠흑같이 어두워진 밤에 호르가스를 밝게 비추는건 신타오빈관 앞마당에 자리 잡은 야시장이 최고였다.

호텔 앞마당에 자리 잡은 야시장은 말만 들어도 맛이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묶는 호르가스 호텔 앞마당에 호르가스 축제가 벌어졌다.

베이징 시간으로 밤 20시에 시작한 축제는 0시까지 이어졌으며 보기 드문 축제를 방에서 편안히 볼 수 있는 일이 발생했다.

호르가스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축제를 구경하는데 맨 마지막에는 호르가스의 공무원 군인 경찰 국경수비대원들이 모두 나와 공산당 찬양가를 부르는데 깨끗한 제복을 입은 아리따운 아가씨부터 시작해 오직 공산당밖에 없다는 노래와 구호로 축제를 마감하는데 등 뒤에서 찬 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중간 중간에 연극을 할 때도 화사한 화장을 한 아가씨들이 무협지에서나 등장하는 칼을 들고 나와 소림사에서나 볼 수 있는 무용을 하더니 끝내는 공산당 구호로 마감을 했다.

운 좋게 축제를 볼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앞으로 남은 며칠간 조용한 호르가스에서 쥐죽은 듯 요양을 하면서 지내야겠다.

서안에서 우루무치까지 기차여행 2568km 42시간, 우루무치에서 카스카얼까지 기차여행 1470km 23시간 30분, 카스카얼에서 아커쑤가지 기차여행 466km 6시간, 아커쑤에서 쿠처까지 기차여행 243km 3시간 30분, 쿠처에서 쿠얼러까지 기차여행 283km 4시간 15분, 쿠얼러에서 투루판까지 기차여행 457km 8시간, 투루판에서 우루무치까지 버스여행 143km 2시간 30분, 우루무치에서 퀴툰까지 버스여행 241km 3시간 40분, 퀴툰에서 이녕까지 버스여행 445km 11시간, 이녕에서 호르가스 버스여행 98km 2시간, 지금까지 기차로 5487km 87시간 15분 버스로 927km 19시간 10분, 그러니까 총 6414km를 106시간 하고도 25분간을 꼬빡 달려온 셈이다.

중급정도의 기차를 대부분 이용하였기에 불편함은 거의 없었으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 되기 전 한달먼저 일찍 출발하여 사람들에 시달리는 불편함도 피할 수 있었고 날씨 또한 찌는 듯한 7~8월의 무더위를 비켜가 지금 상당히 편한 마음으로 알마타로 넘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버스도 이녕에 들어올 때만 제외하고는 그런대로 깨끗했으며 에어컨도 문제가 없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