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에 담은‘시련의 땅’
한미갤러리 김재경 사진전
시민일보
| 2003-03-04 20:02:30
사진작가 김재경씨가 ‘화옹지구’ 간척지의 현주소를 담은 작품으로 사진전을 연다.
전시는 8일부터 4월 19일까지 서울 방이동 한미문화예술재단 안에 있는 한미갤러리에서 계속된다.
화옹지구는 화성시 궁평리와 매향리 사이를 일컫는다. 두 마을 사이에 9.8km의 방조제를 막아 4482ha의 농지와 1730ha의 담수호를 만들겠다는 게 이 간척사업의 골자다.
1991년부터 추진된 화옹지구 간척사업은 인근의 시화지구 사업이 심한 부작용을 빚으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행정부처간의 갈등과 시민환경단체의 항의 속에 농업기반공사는 지난해 3월 마지막 물막이 공사를 강행했다. 이로써 화옹지구는 바다와 완전히 단절됐다.
작가는 어떤 이념이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냉정함으로 카메라를 들이댔다. 녹색주의 구호나 감성적 노스탤지어도 없다. 죽어 가는 공간을 차갑고 엄격하게 바라보려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인간과 자연의 대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관객 스스로 묻게 한다.
화옹지구에는 인간을 먹여 살릴 벼들이 자랄 것이다. 규격화한 공장건물도 들어설 것이다. 사진비평가 최봉림씨는 “인간을 위한 사막은 머지않아 사라진 개펄에 대한 환영을 안겨주는 시련의 땅을 될 것”이라며 “김씨는 그 역겨운 장면을 엄정한 구도와 빈틈없는 사진적 수행으로 초연하게 바라봤다”고 말한다. (02)418-1315.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