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 기행
한반도 크기만한 호수 ‘황홀’
시민일보
| 2003-03-09 14:00:32
여행을 하지 않고 돈은 모아 놓았으면 조그마한 아파트 하나는 날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남들이 생각하면 미친놈으로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무엇 때문에 센츄럴 아시아를 자주 여행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볼 수 없는 대한민국 만한 호수부터 시작해 어마어마한 산들과 하루종일 차를 타고 다녀도 끝이 보이질 않는 스텝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디를 가나 쭉쭉 빠진 미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마약과 같은 센츄럴 아시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신강 지역에 비해 카자흐스탄의 알마타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오히려 먹고 마시는 것은 한국보다도 훨씬 비싼 것이 부지기수다.
특히 사진 인화는 36장 1통에 우리 돈으로1만2500원이나 하는 셈이어서 여행하면서 찍어 놓은 사진을 인화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다.
거기에다 미니 앨범도 약 1000원에 팔고 있으니 능청스럽게 말만 잘하면 한두 권의 미니 앨범을 그냥 주는 중국의 신강에 비해 사진 값만 따져봐도 3∼4배 가량의 물가 차이가 났다.
알마타에 오면 자주 찾는 곳 중에 한곳이 있는데 라핫 팔리스호텔 옆에 자리잡는 가반나라고 하는 나이트 클럽이다.
가반나는 세종문화회관 만한 아랏싼사우나와 함께 나의 청량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상하다 싶어 택시를 타고 아파트로 돌아오면서 일부러 나이트 클럽을 지나 왔는데 호텔에 자리 잡은 나이트클럽은 100% 문을 닫은 상태이고 별볼일 없는 나이트클럽들도 상당수 폐업한 상태였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장사가 너무 잘된 것이 문제였다면 문제였을 수 많은 나이트클럽이 왜 문을 닫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마피아끼리 한바탕 전쟁이라도 난 건가!
새벽 01시가 넘어가는데 아파트 창문 넘어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까작 노래에 맞춰 몇몇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알마타 밤을 훔치고 있다.
가슴과 허리 엉덩이가 따로 따로 움직이는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아른 거리어 오늘밤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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