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알마타 나이트클럽은‘여자 천국’
시민일보
| 2003-03-10 17:36:27
새벽 03시다. 7월 5일 새벽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 신강 시간 새벽 04시인 셈이다.
약 한달동안 중국의 신강 지역을 함께 여행하고 알마타까지 동행한 이장수군이 잠시후면 서울로 돌아간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난생처음 배낭여행을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한 이장수군은 아마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으리라 믿는다.
잠자리에 들기엔 시간도 몇시간 남지 않았고 중국 신강 지역처럼 야시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땅히 찾아 갈곳은 카페를 겸하고 있는 나이트 클럽이 최고였다.
희미한 가로등과 겉으로 보기엔 죽은듯이 조용한 알마타의 속을 들여다 보면 아주 활기찬 밤의 문화를 느낄수 있는 곳이 여러군데 있다. 그중에 한곳이 바로 나이트 클럽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퇴페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된 한국의 나이트 문화하고는 개념이 틀리다.
항시 여행을 혼자 다닌 나뿐만아니다.
잠시후 서울로 돌아가는 이장수군도 못내 서운한 탓인지 서울서 소주한병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던 이장수군이 지독한 보드카를 쪽쪽 들이키는데 비행기 안에서 맛있는 잠을 잘것같다.
남자가 30% 여자가 70%정도 차지하는 나이트 클럽의 무대는 아가씨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을 정도로 보드카를 마셔대고 취하면 섹시한 춤을 볼수 없으니 보드카 한병을 마셔도 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간혹 나이든 아줌마나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뚱뚱한 아가씨들도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어리둥절 할때도 있다.
자신감있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물 흐려놓는다고 해야하는건지 그런데 여기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하면 정말 못생기고 초라하게 생겼는데 하나같이 멋들어진 아가씨들과 손잡고 들어오니 세상사 불평등해도 너무 한듯 했다.
방금 양치기를 끝내고 온듯한 옷차림에 어떻게 저리도 아름다운 아가씨와 함께 들어오는지 누구하나 흠잡을데 없는 누가 누가 더 섹시한 아가씨를 데리고오나 경쟁하듯 모델 뺨치는 아가씨들만 골라서 들어오는데 나와 이장수군은 할말을 잃고 보드카만 마실수 밖에 없었다.
술에 흠뻑취해 내 옆자리에 앉아 외로움을 달래려고 자꾸자꾸 옆으로 다가서는 미모의 아가씨를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일어나야 할 시간이니 어쩔수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올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자기가 시켜놓은 칵테일과 내가 마시는 보드카를 구분못하고 마셔대는가 하면 내 무릎사이로 들어와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데 막무가내였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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