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 기행
알마타 초등학교때부터 무용수업
시민일보
| 2003-03-14 11:06:34
딸이·연인끼리·친구끼리·동료끼리 그것도 아니면 혼자서 이들에게 춤을 빼면 삶의 일부분을 일어버린것과 같다.
각막한 우리들에게는 부러울 따름이다.
초등학교에서 춤을 가르키는 수업이 따로 있을만큼 어릴때부터 춤추는 법을 가르키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릴때부터 정신 분열증에 가까운 과외 공부를 시키는 우리네 아이들이 너무 가련해 보였다.
점심 시간에 강성철 사장과 점심을 같이했다.
1년 반만에 웃는 얼굴로 만난 강성철 사장과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남아있었지만 그 동안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던 관계로 마무리 짓지 못했던 것을 이번에 서로의 부담감을 깨끗이 떨쳐버릴 것 같았다.
머나먼 카자흐스탄에서 사업을 하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사업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거나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 남아있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는 가운데 아마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가 아닌가 한다.
알마타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거의 모든 한국인들이 엉성한 유흥업을 하기 일쑤인데 문화 사업을 함께하는 강성철 사장께 항시 좋은일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일주일 동안 사용하던 아파트를 나와 베낭을 정리하고 라야의 집으로 들어갔다.
일종의 홈 스테인 셈이다.
알마타 중심인 숨에서 택시로 15분정도 떨어진 곳으로 300~400평의 아담한 단독 주택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조용한 집으로 이제부터 라야의 집에서 신세를 져야하는 형편이 되었다.
조촐하게 만두와 샐러드 그리고 그 지독한 보드카와 함께 저녁을 함께 하는 동안 라야의 부모님은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이것 저것을 여쭈어 보시는 그분들의 부모의 나라인 한국은 너무 멀리있었다.
미안스럽게 라야가 자던 방을 나에게 자라고 하고는 건너방에서 잠을 잔다는데 졸지에 아가씨가 자던 침대를 내가 차지하게 됐으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차버린 셈이 되었다.
방을 바꾸자고 아무리 말을 해도 내 집에 들어온 손님인 만큼 편안한 방에서 지내라며 도무지 생각을 돌이키려 하지 않았다.
1인용 침대에 아담한 책상과 구수한 차이 테이블이 전부인 라야의 방은 한참 멋부리고 있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화장품 밖에 보이질 않았다.
벽에 걸려있는 10년전의 라야의 사진이 이국적이다.
무진장 순수한 모습 그 자체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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