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눈 아래 2km 폭포수 장관
시민일보
| 2003-03-17 09:56:04
알라타루 국립공원을 찾았다.
어제 저녁 라야의 침대에서 뒤척거리다 새벽 02시에 잠에 들었던 까닭에 07시에 일어나려 하니 라야의 집만 아니면 오전 내내 잠을 잤을 터인데 그럴수도 없어서 잽싸게 일어날수 밖에 없었다.
아바야 거리에 있는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서 알마다의 동쪽 57km를 벗어나 1시간 30분을 달려가면 투르겐에 위치한 알라타우 국립공원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요일에만 출발하는 관광버스가 10여대가 넘었으며 대부분 내국인의 관광객이었고 운전 기사와 안내인 모두 남자로써 버스도 시속 60km를 넘지 않는 정확하게 안전속도를 지켰고 안내인인 남자도 알마타를 출발할 때부터 너무도 자상하게 안내를 해주는 섬세함도 잊지 않았다.
중국의 신장에서부터 시작된 천산 산맥의 중간지점으로 카자흐족이 살고 있는 국립공원으로 2km정도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폭포수가 장관이었다. 어느 중년부부는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산을 오르는데 내가 지금 바닷가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많은 사람들의 옷차림이 너무 가벼웠다.
비키니 수영복의 중년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어야 했는데 아쉽다.
어린아이들은 반바지만 입고 올라가고 아가씨들의 대부분은 어깨 없는 티셔츠차림으로 올라가는데 산에 와서도 아가씨들은 내앞에서 사라지지를 않는다.
중간 중간 먹구름이 몰려 소낙비가 내려도 전혀 개의치 않고 앉아있는데 어떤 이는 준비한 우산을 받쳐들고 어떤 이는 방한복을 입고서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알마타의 맥주는 11도부터 18도까지가 보통인데 병맥주를 마시고 다니는 아가씨들과 까자흐족의 말을 타고 즐기는 사람들하며 이리도 여유 있게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때론 답답하기까지 하면서 저렇게도 여가를 즐기는 수도 있구나 하며 부럽기까지 했다.
돌아오는 길에 훠렐리붜예 호자이스뜨브라라는 여기말로는 물고기 공장에 해당하는 곳으로 구 소련시절에는 공산당 간부나 먹을 수 있었던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올라오는 낚시터였다.
이슬람의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낚시를 해서 그 자리에서 구워먹기도 하고 비료푸대에다 잔뜩 담아 가지고 가는데 어떤 이는 그 큰 물고기를 주머니에다 넣어 가지고 가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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