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알마타 시간 22시 35분 아크타우 시간 20시 35분.
시민일보
| 2003-04-01 19:33:05
그래도 난 오늘밤 내 손목을 아프게 만들었던 그아가씨를 꿈꾸며 잠을 잘것이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마음과는 달리 몇날 몇일씩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여행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쉽지는 않은 여행이다.
한두번 타고 기차여행을 끝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력조절에 신경을 써야 하고 특히 지금처럼 말할수 없이 더운 여름날에는 탈진하기 십상이기에 더욱더 조심을 해야한다.
어제 오후 알마타 시간으로 22시 35분 아크다우 시간 20시 35분에 출발한 기차는 약 1000km를 19시 30분만에 주파해 아트라우 시간 16시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도 알마타와는 시차가 2시간이었다.
카스피해에서 신나게 수영하고 검게 그을린 피부가 밤새 후끈후끈 달아올라 밤새 한숨도 잠을잘수가 없었고 3등칸이나2등칸이나 똑같이 선풍기 조차 없는것은 마찬가지여서 문을 닫고 잠을 자야 하는 2등칸보다는 오히려 닫을문이 없는 3등칸이 훨씬 시원할 지경이었다.
어제 새벽이 가까워지도록 보드카 마셔대고 밤새도록 식은땀 흘려가며 업치락 뒤치락하고 그것도 모자라 미끄러지며 다쳤던 오른손 손목이 부워올라 제대로 베낭을 들어올리기가 어려워졌으니 고달픈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도 이름도 예쁜 알피아가 내 옆 침대칸에 누워 잠을자고 있어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혹독하게 고달픈 하룻밤을 보냈을 것이다.
어머니는 43세의 까작인이고 아버지는 타타르인의 사이에 태어난 알피아는 아크타우에 업무차 출장을 갔다가 아트라우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아크타우에서 어머니와 헤어지면서 못내 섭섭한지 계속해서 입맞춤을 하는 알피아는 21세의 어린나이에 불구하고 퍼펙트하게 영어를 구사했다.
까작스탄에서는 보통 18세정도만 되면 결혼을 하는데 결혼할 남자가 없느냐고 물으니 앞으로 몇년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서 그러는 나는 그토록 늦은 나이에 혼자냐는 물음에 알피아처럼 눈이예쁜 까작스키 아가씨를 만날려고 기다리다 보니 이지경이 됐다고 말을하니 배꼽빠지도록 웃어대는데 웃을땐 눈매가 더욱 빛을 바랬다.
센츄럴 아시아의 여인들중에 쌍커플 없는 여인들이 없으니 알피아 자신을 비롯 모두 평범해 보일지 모르니 매력적이라고 말을하면 잘 이해가 안갈수도 있을것이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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