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실 인식해야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시민일보

| 2003-04-10 18:25:17

{ILINK:1} 필자는 최근 칼럼을 통해 국내·외 경제가 침체국면에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경제 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어 다시 한번 부연하고 싶다.

이에 정부는 이런 여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경제 전문가들도 한마디로 지금 우리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판국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발발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전과 북핵문제, 괴질 ‘사스’, 돼지 콜레라 등 각종 악재들이 발생, 경제를 더욱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 들어 국내산업의 무역부문의 적자가 지난 97년 말 IMF(국제통화기금) 이후 처음으로 3개월째 지속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올 들어 국내 업체들의 해외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늘어났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중국과 함께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 역시 전쟁으로 인해 경기침체 속에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 핵문제로 우리 국가위험도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국내투자자 감소라는 역풍마저 불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전 세계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을 때 자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각국이 보호무역을 펼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각 국의 보호무역 회기현상으로 인해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시중 은행들의 단기 외채가 급증하고 외환 보유액까지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많은 국내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실적악화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은 채 2/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언제쯤 경제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섣불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 경제는 아직 위기 상황이 아니다”며 대국민 홍보에만 주력하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날로 불투명해지는 세계경제의 영향으로 대외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경제의 각종 지표가 심하게 흔들리는 현 상황에서 언제까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우리 경제의 현실을 솔직히 밝혀야 한다.

지난 IMF때와 같이 당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또한 진정으로 경제상황이 어려우면 국민들 스스로가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동시에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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