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 가치 종교적 신념 한방에 날려라
보리울의 여름
시민일보
| 2003-04-23 18:07:47
25일 개봉하는 영화 ‘보리울의 여름’(제작 MP엔터테인먼트)은 선(善)한 영화다. 이 영화의 소재인 축구나 종교가 그렇듯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착한 사람들이며 간혹 마찰은 생겨나지만 도를 넘어서 싸움이 되지는 않는다.
자극적인 대사나 극적인 반전은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은 듯한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는 신부님과 수녀님, 스님 등 세 명의 주요 캐릭터.
아이들과 고무줄 놀이를 하는 수녀님. 원장수녀와 싸우고 가출하는 신부님, 겉으론 엄한 척하지만 취미란 게 TV연속극 보면서 눈물 흘리기인 원장수녀 등 캐릭터들과 이들 사이의 긴장 관계가 주는 웃음은 폭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잔잔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뿌듯하게 만든다.
가난한 시골마을 보리울. 한적한 이 마을의 보리울 성당에 이제 막 사제 서품을 받은 김신부(차인표)가 도착한다.
같은 날 초등학생 형우(곽정욱)도 6년 전 출가한 아버지 우남스님(박영규)과 여름방학을 함께 지내려고 마을을 찾는다. 도시 소년 형우에게 ‘깡촌’ 보리울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을 듯. 게다가 오랫동안 못봤던 아버지 우남스님과의 관계도 어색하기만 하다.
드디어 두 팀간의 재대결이 펼쳐지고 수중전으로 벌어진 경기에서 양팀은 무승부를 기록한다. 축구를 통해 서로의 우정을 확인한 ‘절팀’과 ‘성당팀’. 이들은 단일팀을 구성해 읍내 축구팀에 도전하기로 하는데…
감독은 ‘개 같은 날의 오후’, ‘인샬라’를 연출했던 이민용. MP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이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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