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별
동화같은 사랑 이야기
시민일보
| 2003-04-30 18:11:09
5월 1일 관객들을 찾는 영화 ‘별’(제작 스타후릇)은 밤하늘의 별을 매개로 연결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다.
한국적인 서정성을 대자연 속에서 풀어내 보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적어도 절반 이상은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지금까지 150여 편의 영화에 참여했던 ‘영화계의 산증인’ 전조명 촬영감독은 소백산 연화봉의 광활한 자연을 가슴 벅찰 만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영우가 가을 들판을 달리는 모습이나 넓은 화면으로 잡아내는 설원의 장관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장면.
고아로 외롭게 자란 영우(유오성)의 취미는 밤 하늘의 별을 보는 것. 착하고 순하기만 한 그의 유일한 말동무는 강아지 알퐁스다. 영우는 통신회사의 기술자로 일하며 성실한 태도로 직장에서 인정을 받지만 동료들은 그를 이용하려고만 하고 그럴수록 그는 마음을 터 놓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한다.
그런 영우에게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첫사랑이 있으니 그녀는 바로 털털한 웃음과 새침한 눈빛이 매력적인 수의사 수연(박진희). 영우는 알퐁스를 핑계로 수연 곁을 맴돌지만 쉽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용기를 낸 영우는 수연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수연은 이를 받아들이지만 엇갈린 운명은 둘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
수연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괴로워하는 영우. 그는 아무도 맡으려하지 않는 오지 근무를 자원해 알퐁스와 함께 소백산으로 향한다.
장대한 화면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평작에 그치고 마는 것은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하고 단선적으로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 때문. 간혹 등장하는 무리한 설정이나 상투적인 인물들은 관객들이 영화속에 빠져있는데 방해가 된다.
멜로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유오성의 모습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해 보인다.
‘챔피언’의 강원도 청년 김득구나 ‘친구’에서 보여준 준석의 카리스마를 머릿속에 담고 있는 관객들은 ‘비트’ 이후 그가 출연했던 몇몇 TV 드라마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다시 한 번 맛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감독은 ‘동승’의 조감독 출신 장형익. 제작사 스타후릇의 창립작이다.
상영시간 106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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