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발표 신중해야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시민일보
| 2003-05-01 16:41:04
{ILINK:1} 요즈음 국민들은 전쟁보다 무서운 것이 사스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라고 한다.
전국을 뒤흔들었던 40대 남자 국내 첫 추정환자는 불행 중 다행으로 이상증세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발표에 급급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의심환자와 추정환자를 구분도 못하고 성급하게 발표한데는 분명 문제가 있다하겠다. 물론 자문위원들 또한 추정환자를 결정하기까지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는 후문이다.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일인데 쉽게 발표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민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허무함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일로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내·외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큰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황금연휴’를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과 업계에서는 사스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가 침체된 판에 이런 보도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한마디로 무심코 던진 돌이 지나가는 개구리를 맞힌 꼴이 됐다.
성급한 발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사스 은폐·축소 의혹으로 멍쉐농 시장이 전격 해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자칫 추정환자도 아닌데 세계보건기구 (WHO)에 보고됐다면 한국은 28번째 사스 발생국이 될 뻔하지 않았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착오가 없도록 신중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사스 환자가 발생하면 비행기에 태우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고 한다. 이 달 초까지 1만여명의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검역 담당자를 비롯해 환자와 접촉이 불가피한 의료진들에 대한 사후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정부는 방역이 초미의 국가적 과제임을 재인식하고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야 할 때다. 또 환자 전담병원 지정문제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서도 안 될 것이다.
사스로 인해 곤경에 처해있는 중국의 실패와 퇴치 1호국가로 공인 받은 베트남의 성공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두 나라의 사례를 비교해 가며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스에 걸린다 해도 90% 이상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 사망률도 일반 폐렴과 큰 차이가 없으며 10% 정도만 집중 치료가 필요한 만큼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를 갖지 않아도 된고 주장하고 있다.
사스는 신종 질환이라고는 하지만 불치병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을 마주보고 있는 우리의 방역전선은 이상이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이 살펴봐야 할 때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