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없는 진부한 사랑

새 영화 런 투 유

시민일보

| 2003-05-28 17:04:43

‘런 투 유’(제작 나라디지컴)는 기획 단계서부터 한국보다는 일본 시장을 겨냥한 영화. 일본의 청춘스타들을 출연진에 포진시키는가 하면 쓰토무 시라토가 강정수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이야기는 일본에서 시작되지만 주무대는 서울. 야쿠자 조직원 쓰요시(야마시타데쓰오)는 도쿄 클럽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재일교포 3세 히로시(다카하시가즈야)와 한방을 쓰며 형제처럼 가깝게 지낸다.

히로시가 다른 조직 폭력배에게 ‘조센징’이라고 놀림을 받자 쓰요시는 분을 참지 못하고 복수에 나섰다가 마약 밀매현장을 발견하고 돈가방을 탈취한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히로시는 쓰요시와 함께 한국으로 도피해 서울 변두리의 술집에서 노래를 부른다.

성공을 꿈꾸며 일본에 갔다가 불법체류 사실이 발각돼 한국으로 추방된 경아(채정안).

생의 의욕을 잃은 그는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히로시의 노래를 듣고 위안을 받는다.

히로시도 점차 경아에게 마음을 빼앗기자 그를 향해 ‘금지된 연정’을 키워오던 쓰요시는 불같은 질투심을 느낀다.

‘런 투 유’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연쇄적인 삼각관계로 얽혀 있다. 마사코는 쓰요시를, 쓰요시는 히로시를, 히로시는 경아를 사랑한다. 그러다보니 이야기 전개는 단선적이면서 우연적인 사건의 연속이다.

95년 최민수와 박영선을 내세운 ‘리허설’과 98년 재미 모델 이승희 주연의 ‘물위의 하룻밤‘을 연출했던 강정수 감독은 채정안의 인형같은 얼굴과 미끈한 다리에만 앵글을 맞췄을 뿐 전작에서 보여준 에로틱한 장면조차 만들어내지 못해 실망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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