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점검 시급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시민일보

| 2003-06-08 19:44:42

{ILINK:1}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 ‘방재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현충일 서울 내부순환로의 홍지문 터널안에서 버스와 승용차가 추돌, 화재가 발생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특히 시민들은 이런 믿기지 않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당국으로부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책을 세우겠다”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언제까지 대책만 세울 것인지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우리 주변 곳곳에서 생각지도 않게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뭐하나 안전하게 믿고 타고 다닐 것이 없다.

여기다 사고에 대한 대비책 또한 미비해 겁이 날 지경이다.

이번 사고로 터널 안에 유독 연기가 가득 차 버스 승객 등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한다.

사고당시 터널에 이미 진입한 수십 여대의 차량 운전자 등은 연기를 피해 터널 밖으로 긴급 탈출하는 큰 소동이 빚어졌다.

이로 인한 사고로 교회버스 승객과 승용차 탑승객, 그리고 터널 안으로 진입하던 차량승객 등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화재에 따른 유독가스에 놀란 버스승객들과 터널에 이미 진입해있던 차량 운전자들은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올리며 차량을 그대로 세워둔 채 터널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또 유독가스로 가득찬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달려나오다 승용차에 부딪쳐 신발이 벗겨지고 두려움에 비명을 지르는 등 사고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고 당시 목격자들이 전했다.

한편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터널 내 전원이 나가고 이로 인해 배연 시설이 19분간 작동하지 않아 대형참사를 빚을 뻔했다는 점을 고려, 시설물관리공단과 터널관리소 관계자에 대해 조사중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설계나 감리상 문제가 드러날 경우 책임자 등에 대해 엄중한 문책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조사결과 부실시공이 단 한 곳이라도 밝혀지면 책임문제를 철저히 따져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소한 고장이나 별일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부주의가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사태를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 사고들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안전불감증을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국민의 소망이다. 하지만 조그만 사고가 터져도 요즘처럼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이번 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닌 듯 싶다.

현재 수도권내에는 많은 터널이 있다.

장마철이 오기 전에 터널에 이상은 없는지 현장점검이 필요하다 하겠다.

왜냐하면 이와 유사한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터널 관리자들의 무사안일한 태도는 이번에 반드시 시정돼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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