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밋밋한 도시 미녀들로 ‘가득’

시민일보

| 2003-06-10 18:43:16

카르쉬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안내책도 없을 뿐더러 내가 준비한 론리 플래닛 책자에도 카르쉬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가장 큰 서점을 찾아봐도 시내지도나 카르쉬에 대한 설명서를 찾을 수 없는 답답함에 다행스럽게 길가에서 노점을 하는 두명의 타타르 친구들이 선뜻 무보수로 카르쉬를 안내해 주겠다는데 그들의 속마음을 모를리 없는 내가 모르는 척하고 좋다고 하자 잽싸게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선 저녁부터 먹고 시작하자고 하니 카르쉬에서는 두군데 밖에 없는 보신탕을 파는 고려인이 하는 식당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는 개고기를 먹자는 것이었다.

개고기는 먹지 않으니 간단하게 밥과 국을 달라고 하자 거의 30분이 넘어서야 새로 지은 밥에 보기도 힘든 물고기 무침을 가져오는데 느려도 보통 느린 것이 아니었다.

값싸게 빌린 택시를타고 간단하게 카르쉬를 한바퀴 돌아보고 나니 생각했던 대로 카르쉬는 밋밋함 그 자체였다.
오늘이 내 생일인지라 근사한 곳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하자 레드반과 루스땀의 두 타타르 친구가 그럼 가야할 곳이 있다며 나를 안내한 곳은 카르쉬의 단 한곳뿐인 스트리트 걸의 집으로 끝내주는 곳이니 한번 올라가 보자고 해서 3층의 집안으로 들어가자 어두 컴컴한 조명에 담배냄새가 온 방안을 휘감고 있는 쾌쾌한 냄새 때문에 채 1분도 견디질 못할정도 였다.

발길을 돌리는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 두친구는 군침만 연신 삼키고 있었다. 이토록 예쁜 아가씨들이 몸을 팔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모델 에이전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하고 이토록 아름다운 카르쉬의 아가씨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지 답답하다.

부하라의 나이트 클럽 입장료보다 30배나 비싼 3000숨의 입장료를 주고 들어간 카르쉬의 나이트 클럽은 천국이었다.

센츄럴 아시아를 열번 가까이 배낭 여행을 경험한 덕택에 웬만한 아가씨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초라하게 생각했던 카르쉬의 나이트 클럽은 최고중에 최고였다.

고급스런 시설은 아니였지만 아찔하게 입은 미니스커트와 가슴만 가린 웨츄레스의 써빙부터 시작된 나이트 크럽의 시작은 나의 생일밤을 맞아 카르쉬의 모든 미녀들을 총집합 시켜 나이트 클럽에다 모아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눈을 어디에다 고정시켜 놔야할지 모를 지경이었고 정신없이 바라보다가는 사팔뜨기가 되기 십상이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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