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테르메즈행 버스놓치고 ‘허탈’
시민일보
| 2003-06-12 19:05:35
미련없이 카르쉬를 떠나려 했는데 이마저 뜻대로 안된다.
밤새 잠을 설치고 카르쉬 장거리 버스 터미널로 향하니 이미 테르메즈로 향하는 버스는 출발하고 없다는 것이었다.
무슨말인가 싶어 재차 물었더니 테르메즈로 향하는 버스는 하루에 한대 밖에 없다고 했다.
터미널 부근의 떼거지로 몰려있는 택시기사들은 테르메즈까지 4시간이면 갈수 있다며 15000숨에서 시작해 10000숨까지 값이 떨어졌지만 신빙성없어 보이는 이사람들의 말을 믿다가는 되는일이 없어 터미널안의 매표직원한테 물어보니 매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하루에 한대씩 있고 테르메즈에는 오후 18시에 도착을 하며 버스비는 1900숨이라고 친절하게 일러 주었다.
센츄럴 아시아에서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편이 많은지라 당연히 카르쉬에서도 테르메즈로 향하는 버스가 상당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베낭여행 왔으면 얌전히 여행만 해야했는데 어제 헛지거리 하고 다니다가 그만 준비성없게 무거운 베낭을 메고 다시 카르쉬 호텔로 돌아가니 눈이 동그랗게 뜨고 왜 다시 왔냐는 호텔의 아줌마는 그러면 시간표를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냐며 조금전 건넨 열쇠를 다시 주며 빙그레 웃으셨다
중국의 신강지역을 여행할때에는 언제나 일본인이냐는 말에 그런대로 기분이 나빠도 이유가 있었고 카자흐스탄이나 키르키스탄 그리고 우즈벡키스탄을 돌아다닐땐 불법으로 넘어온 중국의 위그루 사람으로 착각을 하더니 이번 카르쉬에서는 얼토당토하게 100% 타일랜드인으로 물어오는 것이었다.
눈을 씻고봐도 외국의 베낭여행자를 알아 볼수 없는 이곳에서 타이랜드나 간혹 필리핀인으로 오인을 했던 이유는 카르쉬에는 타일랜드에서 온 근로자가 부지기수로 많다는것이었다.
그렇다고 찢어진 청바지에 모자를 푹 눌러쓴 내모습이 그렇게 보였는지 씁쓸하기만 했다.
사마라칸트-부하라-히바-우르겐치-누쿠스로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녹색지대를 지나 유럽인들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아슈하바드를 거쳐 자기들의 집이 있는 이란-터키로 이어지는 여행을 한다거나 아니면 투르크메니스탄의 항구도시인 투르크멘바쉬에서 카스피해를 건너 아제르바이잔으로 해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여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인데 이번의 경우처럼 부하라에서 카라쉬로 넘어와 테르메즈에서 아프카니스탄이나 타직크스탄 넘어가 여행하는 것은 극히 드문 여행코스였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