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 기대

이 영 란 정치행정팀장

시민일보

| 2003-06-15 20:23:51

{ILINK:1} 여야의원 70여명과 주요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이하 정개추, 공동운영위원장 이부영 이해찬 최열)’의 본격적 가동으로 조만간 정치개혁 방안이 구체적인 모양새를 드러낼 모양이다.

정개추에서 추진중인 정치개혁입법안에 따르면 우선 국회의원 정수가 늘어나게 될 것 같다.

또 국회의원선거에서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되고 선거연령도 만19세로 낮춰질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총선 당시 적법성 여부로 주목받은 바 있는 시민단체의 낙선 운동 등이 보장되는 유권자 운동의 합법화도 혁신성이 두드러지는 항목이다.

국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원 정수를 늘리는 정치개혁도, 유권자의 선출 권리를 보다 더 확실히 보장해주는 시민단체 등의 낙선운동 허용 방안도 다 좋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역시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해소시켜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사안으로 반길만한 내용이다.

이렇듯 국회밖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정개추의 정치개혁을 위한 활약은 직무유기로 비난받고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확연히 비교될만큼 위상과 명분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정개추의 개혁 입법안에 대해 석연치않다는 생각이 든다.

도출되는 개혁내용에 대해 우호적 감정이 들지 않는 이유는 이들 논의과정이 정말로 정치적 사심이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는가하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의 정치개혁논의 과정을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노라면 직접적 당사자인 국민에 대한 배려보다 정치인의 기득권이 더 많이 배려된 수상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정치개혁은 정치 수혜자인 국민의 행복지수에 가장 최우선적인 목적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행여 기존 정치권에서 기득권 유지를 위한 꼼수로 활용해볼까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정치적 몰락을 자초하는 자멸행위가 될 것이다.

유권자 환경이 과거에 비해 너무 달라졌다는 사실은 지난 대선과정을 통해 이미 체득된 바 있다.

무늬만 갖춘다고 해서 누구나 ‘진짜’로 대우받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안이건 국회 밖이건 그것이 논의되는 장소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번 정치개혁 논의과정에 반드시 넣어야 할 항목이 있다.

어쩌면 무심한 척 외면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정치신인에 대한 배려부분이다.

기성정치인이건 정치신인이건 가릴 것 없이 대등한 위치에서 선거전을 치룰 수 있는 정치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국민들이 진짜 정치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유권자 본위의 정치법이 될 수 있다.

바른 진도로 나간 정치개혁이 실현된다면 여론의 지지는 저절로 굴러 들어오게 돼 있다.

내년 총선에서만큼은 정치권의 화끈한 페어플레이 전을 경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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