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중독 막아야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시민일보

| 2003-07-08 16:46:47

젊은 청소년들에게 컴퓨터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특히 청소년들은 컴퓨터에 매달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식사도 거른 채 놀기 일쑤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물론 컴퓨터는 정보지식을 제공하고, 인지기능을 발달시키며 긴장을 해소해주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너무 지나치게 빠져들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5명 가운데 2명꼴로 컴퓨터에 중독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전국 초·중·고교생 1564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중독 실태와 중독 유형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29.3%가 중독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여기에 남자 청소년은 무려 39.9%가 중독 증세를 보여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반면 여자 청소년은 남자에 비해 중독 경향을 보인 비율이 크게 떨어진 17.8% 였다.

또 컴퓨터 중독 경향 청소년들은 47%가 컴퓨터의 용도를 게임이나 오락에 치중하는 반면 정보획득 목적으로 쓰는 경우는 20%에 지나지 않았다.

중독 증세가 없는 청소년은 오락이나 게임이 38.1%, 정보획득이 28.3%로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컴퓨터 중독은 게임중독, 통신중독, 음란물중독 등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한 중독에 따른 폐해로 폭력성 노출, 현실과 가상의 혼동, 언어의 파괴, 성충동 증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이 우려된다고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컬럼비아 메디컬 센터의 정신과 전문의 제럴드 블록 박사는 컴퓨터 게임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습관성약물 사용자나 강박성 도박꾼에게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중독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블록 박사는 컴퓨터중독 환자는 일주일에 30시간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사람들이며 이들은 시간을 정해놓고 그 때까지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그 제한된 시간을 넘기고 만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컴퓨터 게임이 전부 수伸록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지웠다가 이를 다시 업로드해서 몇 시간이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이러한 컴퓨터중독증은 정신과전문의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을 컴퓨터 중독에서 해방시키려면 학교와 가정이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특히 가정에서 자녀와의 효과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힘써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이로 인한 폐해가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새로운 매체를 보급·확산시키는 데만 매달리기 보다 건전한 컴퓨터 사용 문화를 조성하는데 학교와 가정 및 정부가 힘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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