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을 보여줄께”
원더풀 데이즈
시민일보
| 2003-07-09 17:54:06
국내 애니메이션 기대작 ‘원더풀 데이즈’(제작 틴하우스)가 17일 개봉한다. 제작기간 7년 동안 많은 영화팬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아왔던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개봉을 앞두고 관심이 쏠린 것은 그동안 국산 애니메이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스토리의 완성도를 얼마나 높였는지, 혹은 비주얼이 얼마나 어색하지 않게 잘 ‘빠졌는지’의 두 가지 정도일 것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원더풀…’은 적어도 비주얼 면에서는 그동안의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하다.
푸른 하늘을 잃어버린 미래 도시의 전체적인 색감이나 3차원 배경속 2차원 인물들의 움직임, 애니메이션과 실사촬영의 자연스러움 등은 흠잡을 데를 찾기 힘들 정도.
때는 2142년. 시실 섬의 인공지능 도시 에코반에는 건설 100주년 행사가 한창이다. 에코반은 21세기 초반 에너지 전쟁 이후 생존자들이 남태평양의 시실 섬에 건설한 도시.
청정지역인 이 도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외부의 오염된 공기를 에너지원으로 유지된다. 에코반 내부의 델로스 타워가 외부의 오염물질을 받아들이면서 장기적으로 지구 전체가 정화되는 것.
시실 섬의 다른 편에는 에코반이 받아들이지 않은 난민들이 모여 만든 또다른 도시 마르가 건설돼 있다.
마르인들은 에코반 사람들의 통제하에 유전구역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이 유전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에코반의 에너지원이 된다.
특권층들이 모여 사는 에코반에 모든 물자가 집중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 게다가 지구가 정화되고 있음에도 에코반의 지배층은 도시의 번성을 위해 마르인들을 몰살시켜 오염물질을 생산해내려 한다.
배고픈 마르인들은 이제 생존까지 위협당하는 처지가 되고 불만은 점점 높아져 간다. 한편 에코반의 경비대장 시몬의 음모로 사고를 당하고 마르에 정착한 청년 수하는 경비대 대원인 된 제이와 사랑하던 사이다.
수하의 꿈은 델로스 타워를 파괴해 ‘푸른 하늘’을 다시 찾는 것. 기회를 노리던 수하는 마르의 레지스탕스 ‘핫도그’패들과 함께 에코반 침입을 감행하고 수하와 그의 적이 되어 있는 제이, 제이를 사랑하는 시몬은 결국 한자리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영화는 줄거리에서도 꽤나 꼼꼼한 편이다.
‘꽃잎’, 아름다운 시절’, ‘링’ 등의 음악 감독 원일씨가 작곡했으며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은 배경 음악도 부족한 내러티브의 흠을 덮어주고 있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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