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범죄 뿌리뽑아야
박생규 수도권 사회부장
시민일보
| 2003-07-10 18:29:54
{ILINK:1} 하루가 멀다하고 툭하면 터지는 어린이 유괴 사건이 우리를 분노케 한다.
현 사회가 이렇다보니 시민들의 입에서 “무서워 못살겠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요즈음 오죽했으면 학부모들이 어린이들의 등하교를 시키는 지경까지 왔을까.
유괴사건은 주로 힘없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다.
최근 들어 납치유괴 사건이 빈발하는 것은 경제사정의 악화에 따른 사회현실의 반영이 나타나고 있는 징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납치유괴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중요하다.
납치범들에게 가족들이 경찰을 믿지 못해 신고를 기피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또 이런 사건이 발생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이번 인천 연수경찰서는 특가법상 인질강도 혐의로 민모(24)씨와 박모(22)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송모씨 집에 담을 넘어 침입, 파출부의 손발을 묶고 집안을 뒤지다 때마침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송씨 딸(8)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송양을 연수구 청학동 지하1층 원룸에 감금한 후 공중전화를 이용, 현금 3억원을 요구했으며 송씨에게 제2경인고속도로 6km 지점 갓길 옆에 5000만원을 가져다 놓을 것을 주문했다.
딸의 안위를 걱정해 이들 요구대로 경찰을 따돌린 송씨는 약속장소에 현금 5000만원을 가져다 놓았고 유괴범들은 돈을 챙긴 뒤 유괴 이틀만에 송양을 집 근처 길에 풀어 준 뒤 달아났다.
이처럼 범인들은 힘들이지 않고 한몫 챙겨 편하게 살려는 요즘 세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생명까지 도구로 삼는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납치나 유괴 등 반인륜적 범죄를 사회 병리현상의 하나로 치부해 버리기 전에 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 유괴를 담보로 하는 범죄의 범인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든 범법자는 자신의 경우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요행심리에 현혹돼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유괴 범인을 검거, 이들에게 성역이란 있을 수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범죄유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겠다.
그리고 범인이 요구하는 금품 등을 경찰과 통하지 않고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지불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는 범인들이 노리는 금품이 그들의 손에 들어 갈 수 있는 허점이 있을 경우 이러한 유형의 범죄를 예방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래의 희망이며 내일의 주인이 될 어린이들을 보호 못하는 사회는 후진 사회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선진사회는 단순한 신체적 보호차원을 넘어 하나의 독립된 인간으로서 이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어린이를 미끼로 하는 범죄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겠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