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로 핀 ‘황금기 미술의 정수’

‘위대한 회화의 시대 :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

시민일보

| 2003-07-19 17:49:38

17세기는 정치, 경제, 종교, 문화면에서 ‘네덜란드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독립된 7개 연방공화국의 형태로 된 ‘국가’의 원형이 탄생했고, 칼뱅주의로 대표되는 신교가 일상적으로 유포됐으며 동인도회사 소속의 선박이 일본까지 항해했다.

정치, 종교, 경제 영역에서의 독립된 힘과 자부심, 활력은 예술영역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독특한 회화양식이 나타났다. 렘브란트는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한 천재의 유형에 꼭 들어맞는 화가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8월15일부터 11월9일까지 덕수궁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위대한 회화의 시대: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에는 렘브란트와 루벤스를 포함,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 50점이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마우리츠하위스(‘마우리츠의 집’이라는 뜻) 왕립미술관 소장품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1637년경), ‘웃는 남자’(1629~30년경), ‘노인 습작’(1650년) 등 렘브란트의 작품 세점이 전시돼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는 대가의 탁월한 통찰력을 실감하게된다.

또한 루벤스의 ‘젊은 여인의 초상’(1620~30년경)에서는 루벤스 특유의 불그레한 볼을 가진 여인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가들의 수는 총 44명. 기교에 있어서 대가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작가들의 작품이 등장한다.

피터 드 호흐의 ‘안뜰에서 담배피우는 남자와 술마시는 여자’(1660)는 무심한 일상의 한 순간이 완전히 정지해버린 모습을 담았다. 빌럼 헤다의 ‘정물’은 17세기 네덜란드 시민 가정에서 사용하던 유리잔, 식기, 즐겨먹던 음식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렘브란트의 제자였던 호퍼르트 플링크의 ‘의자 옆에 서있는 소녀’(1640년)는 지나치게 이마가 넓은, 예쁘지 않은 여자아이의 사실적 초상화로, 그의 대표작이다.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의 ‘여인숙의 농부들’(1662년)은 네덜란드 농부화 전통의 진수를 보여준다. 얀 스테인의 ‘아픈 소녀’(1663-65년경)는 ‘의사의 진료로는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상사병에 걸린 처녀’를 묘사했다.

또한 꽃그림으로 유명한 발타사르 판 데어 아스트의 꽃 정물화, 인생무상을 주제로 한 피터 클라스의 해골그림, 네덜란드 풍경화의 대표작가 야콥 판 롸이스달의 겨울풍경화등이 전시된다.

올해는 하멜 표류 350주년이 되는 해. 300년의 시간을 초월해 전시되는 작품들을 통해 ‘인간이 그릴 수 있는 가장 사실적인 그림’이란 어떤 것인지를 맛볼 수 있다.

문의) 779-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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