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이중생활은 ‘한편의 쇼’

컨페션

시민일보

| 2003-07-23 19:01:16

1960년대의 미국. 척 배리스(샘 록웰)는 ‘데이트 게임’이라는 쇼를 고안해 내지만 선정성을 이유로 방송국이 채택하지 않는다.

묵묵히 백수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가 빈털터리라는 사실은 그다지 새삼스럽지 않은 일.

그저 여자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32살의 그를 33살에 부활한 예수와 비교하는 것도 터무니 없다. 한 가지 나은 게 있다면 ‘자기는 뭘 해도 성공할 거야’라며 포근하게 웃어주는 여자친구 페니(드류 베리모어)를 곁에 두고 있다는 것 정도.

어느날 그에게 CIA 요원인 짐(조지 클루니)이 접근한다. ‘한방에 골로 보내는 30가지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그가 제안한 것은 CIA 비밀 요원으로 활동하라는 것. ‘외교안보부의 두통해결책’이 그의 임무다.

마침 별다른 할 일도 없고 돈벌이도 필요한 척은 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첫 임무를 성공리에 수행하고 멕시코에서 돌아온 어느날, 그는 프로그램안이 채택돼 전파를 탈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 결국 ‘짝짓기 쇼’는 큰 성공을 거두고 이때부터 낮에는 TV 프로듀서, 밤에는 비밀요원으로 살아가는 척의 이중생활이 시작되는데….

오는 25일 개봉하는 ‘컨페션’(원제 Confession of a Dangerous Mind)은 여러모로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영화다.

줄리아 로버츠, 드류 베리모어, 브레드 피트, 맷 데이먼, 그리고 이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샘 록웰 등의 화려한 캐스팅이 그렇고, 스티븐 소더버그 제작에 찰리 카우프만 각본, 그동안 믿음직한 출연작 선택을 보여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감독 등의 크레디트도 구미를 확 당기게 할 만하다. 실제 인물의 기가 막힌 이중생활이라는 극적인 원작도 충분히 매력적일 듯.

결과적으로 역사상 가장 잘 생긴 감독 중 한 명으로 기록될 조지 클루니의 데뷔작은 무난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 등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한 영화인 까닭에 그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

올해 초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 자신도 이 영화에 대해 “모든 스토리가 준비된 상태에서 제작된 영화”라며 “돈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고 겸손함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꽤나 괜찮은 스타일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감독의 몫. 이미 검증 받았지만 좋은 배우들에게서 최상급의 연기를 끌어낸 것도 이 배우출신 감독의 재능이다. 한 템포 빨리 튀어나와 관객들을 이끄는 음악도 영화에 리듬감을 준다.

인터넷 영화전문 사이트 IMDB(Internet Movie DataBase)의 네티즌 별점에서도 10점 만점 중 7.2점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3분.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