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의외로 수월했던 ‘치과 치료’
시민일보
| 2003-08-07 19:29:06
알마타에서 3000km나 떨어진 아크타우에서 처음 만난 나에게 이렇게까지 융숭한 대접을 해주신 김종훈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손수 다음 약속 장소까지 자가용으로 바라다 주시며 꼭 다시 만나자며 헤어졌다.
내가 가기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병원에 가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치과병원은 더욱더 가길 싫어했다.
그러다 보니 남들 여러 번 하는 스케일링을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하질 않았는데 라야가 근무하는 치과병원에 들러 스케일링을 하기로 마음먹고 그동안 실컷 먹었던 양고기 냄새도 없앨 겸 실력 좋은 구 소비에트 의사의 치료를 받으면 위안이 될것같아 김종훈 교수와 헤어져 바로 치과병원으로 향했다.
잔뜩 긴장하고 의자에 누우니 나한테 다가온 의사는 무뚝뚝한 남자 의사가 아니라 야들야들하고 어여쁜 까작아가씨 의사였다. 그동안 망설였던 우려는 씻은 듯이 사라져버리고 시원하게 스케일링과 윗니 아랫니 조금이라도 이상 있는 것은 모조리 렌진휠링까지 해버렸다. 미모의 여의사가 치료해준 까닭에 3시간 동안 전혀 힘들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토록 시원한 스케일링과 렌진휠링을 알마타에서 받고나니 이러다간 알마타에 오면 어여쁜 처녀 의사가 해주는 이빨 치료받으러 매번 오는 게 아닌지 모를 일이다. 기차를 타기전 마지막으로 강성철 사장과 저녁을 함께 했다. 여기서도 완전 진수성찬이었다.
점심 먹은 것도 소화가 되질 않았는데 여기서 저녁을 먹고 출발하면 아마 위에서 비상벨이 울릴 것이 틀림없었다.
일부분은 통로로 나와 남들 자는 것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이 큰 소리로 웃고 떠들고 하는데 이런 모습도 오늘밤이 지나면 당분간 볼 수 없으니 너그럽게 넘어가야겠다.
중국의 열차 승무원 상당히 기분이 안 좋은 표정이 역력했다.
기약 없이 기차는 말없이 정차해있다.
조금전 카자흐스탄 국경선인 도스틱을 넘어 중국쪽 국경선을 대략 1km정도 남겨놓고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에서 출발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 알마타를 출발한지 17시간 30분만에 카자흐스탄 국경선인 도스틱에 도착해서는 광괘열차를 중국쪽의 협괘열차로 바꾸는 작업과 여권검사 하는 시간이 자그마치 6시간이나 걸렸음에도 그것도 모자라는지 한 시간째 막무가내로 서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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