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뽑자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시민일보
| 2003-09-30 18:13:03
{ILINK:1}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외부인사 영입을 위한 ‘수혈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본격적인 세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협 최고위원을 외부인사영입위원장으로 선임한 민주당은 정균환 총무, 장재식 사무총장 최명헌 의원 최영희 의원 등을 앞세워 각계 요로 인사를 상대로 한 영입작전에 돌입했다.
통합신당도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의 총괄 속에 각료 출신인 남궁석 강봉균 의원과 장영달 조직위원장, 박양수 의원 등이 영입 일선에 선봉장으로 나섰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영입분위기에서 가장 덕을 보는 집단이 있다. 그동안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음과 양으로 노력해오던 ‘출마예정자’들이다.
분당 이전만 해도 ‘공천 살생부’가 돌만큼 지역 정가는 출마예정자들의 마음을 살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었다.
자칫 지난 대선 전에서 걸음 한 번 잘못 뗀 혐의라도 받게 되면 그 대상이 된 정치인은 현역의원일지라도 내년 공천 여부에 목을 매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도 했다. 정당 공천은 내년 총선 레이스에 나설 사람들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절대절명의 과제였었다.
그런데 이제 민주당과 신당이 분열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지역정가는 여기저기 난무하는 러브 콜로 출마예정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덕분에 ‘중도 합리 참신의 이미지’를 가진 전 현직 관료출신과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한때 거의 정치인생 마감을 당연시하며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았던 정치권 인사들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는 천우신조와 다름없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왜 아니겠는가. 정당공천을 받을 수 있는 기회자체가 널려있는데.
민주당과 신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내년 총선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인물발굴’에 쌍심지를 켜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수도권에, 통합신당은 호남권에 대해 집중적으로 영입작업을 벌이거나 현역의원을 겨냥한 표적영입 등의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다른 형태의 지역구도를 양산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각 진영에서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거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발길이 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급하다고 바늘을 허리에 멜 수 없다.
선거에서 물론 ‘당선’이 최고의 선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당선이 최고의 선이 아닐 때도 있다. 그 후유증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아무리 당선을 손안에 쥐어주는 인물이라 해도 기본이 안되면 미련없이 버리자. 그리고 정치판을 제대로 돌릴 수 있는 진짜 선수를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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