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회 풍자·조롱 ‘3人3色’
‘中현대미술-세가지 색’展
시민일보
| 2003-10-07 17:13:55
지난 20년간 중국이 보여주었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의 이면에 숨어있는 중국인들의 정신적 허탈감, 문화 쇼크가 미술을 통해 발산된다면 어떤 색깔을 만들어낼까. 오는 12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열리는 중국현대미술 3인전 ‘China! 3 Faces+3 Colors’는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3인의 작품을 통해 문화혁명과 톈안먼(천안문)사태를 겪은 세대가 지켜본 현대 중국 사회의 모습을 그려낸다.
시에서 소개되는 작가는 팡리쥔, 유에민쥔, 쟝샤오깡. 이들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팡리쥔은 ‘냉소적 사실주의(Cynical Realism)’의 대표적 작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시니컬하게 웃고있는 삭발한 청년의 이미지 속에는 현대 중국사회에 대한 조롱과 기존 가치관에 반항하는 냉소적인 시선이 숨어있다.
최근 작품속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돌리고 서있다. 관객을 바라보던 조롱섞인 얼굴이 고개를 돌려 넓은 바다, 하늘, 빛을 향하고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을 관객이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유에민쥔은 하얀 이를 한껏 드러내며 웃고있는 인물 캐릭터로 유명하다. 이 인물은 작가 자신이다. 웃음 속에는 사회에 대한 냉소적 조롱과 풍자가 담겨있다. 이념적 경계, 남녀의 구분, 평화와 폭력의 대치도 그는 언제나 웃어넘긴다.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이 현대 팝아트의 색채를 통해 인물로 표현되고 있다.
쟝샤오깡은 베이징에 비해 초현실주의적이고 부드러운 색채가 강한 스촨(四川)성의 화풍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창백한 얼굴에 공허한 눈빛을 가진 작품 속 인물들은 개인보다는 집단의 결속을 중시하는 전통적이고 유교적인 가치관에 의문을 던진다. 쟝샤오깡은 ‘혈통(Blood Line)’ 시리즈로 잘 알려져있다. 작품속의 무표정한 인물들에게서 어떤 개성이나 정체성을 찾아낼 수 없다.
오직 혈통을 통해 연결되고 의미지어지는 인물의 모습은 내가 나를 만들어가지 못하고 거대한 사회구조가 나를 한정해버리고 마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팡리쥔은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쟝샤오깡은 2000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국내에 선보인 바 있다.
유에민쥔은 1999년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선명한 색채와 독특한 인물상으로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있다.
02-725-1020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