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친구들은 내가 보이지 않나봐

인비져블

시민일보

| 2003-10-22 17:49:08

1999년 `식스 센스’ 이후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주인공의 영화는 이제 흔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도 올해 `장화, 홍련’과 `거울 속으로’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관객들을 혼돈시켰다.

스웨덴 영화 `인비져블(Invisible)’은 오히려 역공을 구사한다. 주인공을 유령으로 만들어놓고도 독창적인 줄거리와 파격적인 결말로 종료 자막이 올라오는 순간까지 관객의 숨을 죽이게 만든다. 숱한 영화제 초청과 수상 경력, 그리고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 워너브라더스가 미국판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이 영화가 지닌 매력을 잘 말해준다.

고교 졸업을 앞둔 니클라스(구스타프 스칼스가드)는 학업성적이 뛰어난 전도유망한 청년. 학교 깡패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흑인 급우 피터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의협심과 여자 친구의 육탄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제심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나 홀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영국의 작가학교에 진학하려는 계획을 몰래 추진하고 있다.

아넬리(투바 노보트니)는 곱상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나쁜 길로 빠져든 문제아. 자동차정비소에서 일하는 남자친구의 만류를 뿌리치고 보석상을 털었다가 누군가의 밀고로 경찰에 붙잡히고 학교에서도 퇴학 처분을 받는다.

아넬리는 경찰에서 풀려나오자마자 자기가 평소 괴롭히던 피터가 앙심을 품고 신고한 것이라고 짐작한다. 아넬리와 패거리들에게 뭇매를 맞던 피터는 니클라스가 영국행 비행기를 탔을 것이라고 여기고 니클라스의 이름을 댄다. 그러나 니클라스는 어머니에게 영국행 계획이 들통나 포기한 상태.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집에 들렀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길에 아넬리 패거리들에게 붙잡혀 죽도록 두들겨맞고 구덩이에 묻힌다.

다음날 아침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로 향하는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책을 던져도 다시 돌아오고 친구들은 자신이 보이지 않는지 거리낌없이 험담을 해댄다. 니클라스가 죽어 유령이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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