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현금거래 선호한다
물품구매·소비성지출 ‘정부카드’사용 저조
시민일보
| 2003-11-10 17:25:03
행정기관들의 각종 경비 지출을 효율화하기 위해 도입된 정부 구매카드의 사용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새로 도입돼 정부기관들에 지급된 정부 구매카드의 사용 실적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이 내년 정부에 지급할 환급금은 11억원 가량으로 당초 예상액 150억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구매카드란 기업들의 법인카드처럼 정부기관들이 물품 구입이나 부서 운영경비 지출에 사용하도록 기존의 현금 대신에 보급된 정부 전용 신용카드다.
이 카드는 실시간으로 54개 중앙 관서의 재정 상황과 22개 특별회계, 32개 정부기금의 재정 상황을 파악하도록 돼 있는 ‘국가재정시스템’과 연동돼 있어 사용 즉시 지출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정부 구매카드의 사용 실적 부진 원인 가운데 하나는 비교적 지출이 큰 물품 구매에는 공무원들이나 공급업체 모두 현금 계좌이체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재경부의 분석이다.
아울러 부서 회식 등의 소비성 지출 역시 ‘공무원 윤리강령’이 강화되면서 자체 모임에서도 ‘3만원’이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과 사용 즉시 내역이 파악된다는 점도 카드 사용을 부담스럽게 하는 데 한몫 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물품 구입 등은 계좌이체를 선호하고 식대 등 경비 지출은 되레 더 줄어든 것 같다”며 “정부 구매카드가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택 기자 volk1917@siminnews.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