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번씩 침묵의 시간을…
오혜령 영성 묵상기도집 출간
시민일보
| 2003-12-06 18:13:35
평생을 따라다닌 병마에도 굴하지 않고 작가로서, 무의탁 노인 등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신앙인으로서 희생적인 삶을 살아온 오혜령(62.전도사)씨가 심장으로부터 길어 올린 밀어(蜜語)가 12권짜리 영성 묵상기도집 ‘강여울 풀씨처럼’(이유 刊)으로 출간됐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시는/ 통회의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려/당신께 웃음을 선사하고 싶답니다/언제 복이 다시 왔는지/어느 때쯤 평화가 수북하게 쏟아졌는지/눈치채지 못할 정도로/당신을 웃겨드리고 싶답니다”(1일, ‘당신을 웃겨드릴래요’ 中)
기도집에는 1년 365일, 하루에 한 편씩 따라 읽고 기도할 수 있도록 모두 365편의 기도문이 실렸는데, 저마다의 기도문은 저자와 하나님이 ‘신부와 신랑’의 관계 속에서 다정하게 속삭이는 사랑의 밀어에 다름 아니다. 그 밀어는 예수의 탄생과 죽음, 부활 등 교회력의 테마 위에 놓여 경건하다.
이 묵상기도집을 잘 이용하려면 먼저 매 기도문에 앞서 저자가 발췌, 수록한 짧은 성경구절을 읽은 뒤 저자가 묵상을 통해 토해놓은 기도문을 따라 읽다가 마음을 당기는 문장이나 단어에서 멈춰 자기기도에 들어가면 된다고 저자는 조언했다.
거기서 끝내도 좋지만 자기기도를 끝낸 뒤 남은 기도문을 계속 따라가는 것도 좋다. 기도문 전체의 독송이 끝나게되면 다시 맨 앞으로 가 한차례 더 읽음으로써 전체적인 심상을 가다듬고 성찰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하루의 기도를 완성하게 된다.
묵상기도를 통해 분노와 미움이 사그라들고 내면의 고요와 만나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경험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그는 “관상기도 등의 단계까지는 못가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며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매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자는 위암과 임파암 등의 병마가 닥친 24년전부터 하루에 7∼8시간씩 꾸준히 기도해왔다. 1989년 전도사가 된 그는 기도의 과정에서 하나님이 나에게 무슨 말씀을 주고 싶어하는가를 듣는 단계, 하나님 면전에 앉아있기만해도 사랑.자비. 평화를 느끼는 단계, 하나님 나라의 신비가 들려오는 단계 등 다양한 단계의 기도체험을 차례로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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