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과학자 ‘다빈치’
최초의 과학자 사이언스 북스 刊
시민일보
| 2003-12-11 17:34:15
동물은 모두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여긴 채식주의자이자 전쟁 기구를 만드는 일에 언제나 열광한 발명가. 인간의 시체를 며칠 밤낮으로 해부하면서 인간의 신체가 가치 없는 인간이 지니기에는 너무 훌륭하다고 경탄한 과학자. 아름다운 성모와 여성을 즐겨 그리면서도 여성을 혐오하고 미소년만 사랑한 화가..
‘최초의 과학자’(마이클 화이트 지음)는 온갖 모순과 기이함을 몰고 다녔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삶과 과학을 정리한 책이다.
영국의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최초의 과학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학’이란 용어조차 없던 시대에 여러 자연과학 분야에 걸쳐 예리한 관찰과 실험을 행함으로써 해부, 천문, 지질, 항공학, 화석, 광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탐구했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최초의 동력비행에 성공했지만, 과학적 비행기 설계는 이미 40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뤘다. 그는 자신의 과학적 발견들을 세밀하고 기괴한,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드로잉으로 남겼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자세히 기록했고 그 관찰에서 일반적인 이론이나 결론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실험 결과가 원래 생각과 일치하지 않으면 가설을 고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연에 한없이 매혹돼 끈질기게 관찰하고 기록하기를 즐겼다.
그는 모든 기록을 다른 사람이 쉽게 읽지 못하도록 왼손을 이용해서 ‘거울글씨’를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남들이 자기의 생각을 훔쳐갈까 두려워 했던 것이다.
그는 미술과 과학을 결합해서 우주 전체에 관한 해답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저자는 다빈치가 과학적 성과를 보여주는 기술로서의 미술과 예술을 단련시키기 위한 과학 지식을 동시에 추구했다고 주장한다.
거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517년 프랑수아 1세의 초빙으로 프랑스 보아주의 운하 건설에 종사하다 사망했다.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과학적 탐구와 성과를 통해 천재 과학자의 면모를 살폈다. 사이언스북스 刊. 472쪽. 1만8000원.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