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환고속도
유 정 희 관악구의회 의원
시민일보
| 2003-12-13 17:42:37
관악구에서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이라는 풀뿌리 주민운동을 한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건강한 도림천이라고 하는 것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만들기 하는 의미 뿐만 아니라 이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사회,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자는 뜻도 포함이 돼있다. 필자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라는 도로건설계획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지난 98년이다.
그때는 지금의 노선이 아니라 관악구 남부순환로를 따라 고가로 만들어지다가 신림4거리에 있는 동부APT옆을 지나 쑥고개의 지하로 만들어지는 계획이었다.
관악구에 있는 도림천을 아시는 분은 이해가 되겠지만 이 도로계획은 도림천위로 교각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도림천 파괴가 직접적이고 불을 보듯 뻔한 것이나 보통 당초노선이라고 하는 이노선은 격렬한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99년 현재의 노선으로 수정돼있다.
하지만 2003년이 저물어 가는 지금 시점에서는 30여개 주민모임과 환경단체, 그리고 서울대와 과천시까지 반대에 나서는 등 각계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제투성이의 도로건설계획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교통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건설이라지만 서울시의 도로소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울 남부 경기지역의 교통량을 유입하는 요인이 됨으로써 교통혼잡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많다.
둘째, 지금은 서울시가 또다시 계획을 변경하여 안양천위로 만들어지는 교각대신 지하로 도로를 만든다지만 교각이든 지하든 10여 년의 노력끝에 되살아나는 안양천을 훼손시키고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와 함께 대형참사의 가능성이 너무 크다.
넷째, 항상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이 도로계획 역시 주민들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관악구, 영등포구, 금천구, 과천시등의 주민들의 반대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이 도로계획을 반대한다.
하지만 현재는 환경영향평가라는 마지막 절차만이 남은 상태이고 만약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한다면 서울시는 언제라도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물론 문제투성이의 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가 쉽게 동의하지 않겠지만 만약 공사가 진행이 된다면 서울시는 물론이고 환경부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중교통을 개선하고 도심지로 유입되는 승용차를 줄이는 것만이 쾌적한 교통문화와 그에 따른 지속가능한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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