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조각의 세계로

‘알렉산더 칼더展’소격동 국제갤러리서모빌등 36점 선봬

시민일보

| 2003-12-18 18:17:27

가느다란 철사나 끈으로 연결되어 기류(氣流)의 움직임에 따라 매달린 형태들이 움직이는 ‘모빌(Mobile)’은 원래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1898-1976)가 1930년대부터 제작한 조각의 명칭이다.

19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전은 30년대 초기 주요 모빌 작품들로부터 70년대 후기 작품들까지 다양한 모빌 조각들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1938년 발표된 대표작 ‘Untitled’를 포함해 29점의 모빌과 정지된 조각 ‘스테빌(Stabile),’ 7점의 드로잉이 선보인다.

칼더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예술가 집안에서 출생,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후 뉴욕에서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1926년 파리로 건너가 회화를 시작했다.
칼더가 기계공학과 물리학의 지식을 예술에 적용시킨 움직이는 조각은 1931년 칼더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마르셀 뒤샹에 의해 ‘모빌’로 명명됐다. 같은해 조각가 장 아르프가 칼더의 움직이지 않는 조각을 ‘모빌’과 대비시켜 ‘스테빌’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의 작품은 유머와 재치가 넘치고 미술이 꼭 진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준다. 이번에 전시된 초기 작품들로부터 정교하고 세심하게 계획됐다는 인상을 받는 것과는 달리 70년대 후기 작품들은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느낌을 일으킨다.


1930년대 칼더는 색채를 삼원색과 흑백으로 제한하면서 기하학적 형태의 상호 균형을 추구하는 화가 몬드리안의 화면에 압도됐는데 “몬드리안의 작품을 움직이게 하고싶다”라고 말하기도했다. 이는 그가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하는 추상미술로 전환하면서 움직임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초기 작품은 모터가 사용됐으나 1935년 이후 칼더는 기류에 의해 우연적으로 움직이는 모빌을 선호하게된다. 작품에 주로 사용된 빨간색은 몬드리안의 삼원색의 하나로 공간에서 형태를 확실하게 정의해주면서 활기를 주는 역할을 한다.

칼더는 무엇보다 움직임을 주요 요소로 하는 미술, 즉 키네틱아트(Kinetic Art)의 선구적 미술가로 기록된다. 뒤샹, 나움 가보 등이 이끈 키네틱아트의 개념을 구체화한 것이 칼더의 ‘모빌’로, 키네틱 예술가들이 계산된 움직임을 실현시키려 시도한데 비해 칼더는 자연에 근거한 우연성과 즉흥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문의 02-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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