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빌딩타기 ‘짜릿’

화제의 영화 '야마카시'

시민일보

| 2003-12-20 17:49:48

스노 보드를 타기에는 스키장이 멀다? 아니면 스카이 다이빙의 스릴을 느껴보고 싶지만 좀 부담스럽다? 혹은 카레이싱의 스피드를 느껴보고 싶지만 꽉 막힌 도심에서는 퇴근길도 걱정되는 지경이라면?
조금 위험해서 그렇지 시간도 공간도 비용도 그다지 필요없는 새로운 레포츠 ‘야마카시’가 괜찮을 듯싶다.
지난 5일 개봉한 ‘야마카시’(원제 Yamakasi)는 최근 ‘택시’ 시리즈를 제작하며 날렵한 액션을 보여줬던 뤽베송이 제작한 영화.

아프리카 언어로 ‘강한 정신과 육체’라는 뜻의 ‘야마카시’는 20세기 말 처음 생겨 슬슬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는 신종 X-게임이자 주인공들이 속한 스포츠 서클의 이름이다. 맨손으로 고공 점핑, 빌딩타기, 장애물 통과 등을 하는 이들이 즐기는 새로운 놀이다.

배경은 파리의 빈민가. 배관공, 기계공, 슈퍼마켓 점원, 빌딩 창문 청소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일곱 명의 젊은이가 서클 ‘야마카시’를 조직해 도시의 고층 빌딩을 ‘타고’ 다닌다.

사건의 발단은 이들을 동경하던 한 동네 남자아이가 흉내를 내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 심장 질환을 앓던 아이는 이제 24시간 안에 이식수술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상황에 처한다.
수술 비용은 1억원. 병원은 돈만 밝히고 배후에는 장기 중개업자들이 있다. 거금을 하루 안에 구해야 하니 아이 가족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일.

이에 야마카시 일행은 병원의 의사들과 장기 업자, 돕기를 거부하는 장관의 집을 털기로 하고 `작업’에 들어가는데….
영화는 스피드만 가지고 쉴새 없이 몰아치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영화에 비해 개성을 갖추고 있는 편이다.
다소 생소한 ‘야마카시’라는 소재와 다양한 인종에 저마다 주특기를 가진 멤버들, 부패한 세상에 대한 비판 등은 자칫 속도에 눌려 심심할 뻔한 이 영화에 나름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
간혹 엉성한 구성이나 과장된 설정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영화의 재미에 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

2001년 프랑스 개봉 당시에는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 해 흥행성적 8위를 기록했다.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일곱 명은 실제로 ‘야마카시’를 만들어낸 비전문 배우이다.
상영시간 87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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