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문명이 맞닿는 곳…

적응과 저항의 몸짓

시민일보

| 2004-01-08 18:01:58

지난 20여년간 현장중심의 작업을 주로 해왔던 바깥미술회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1월 10일 전시 개막식 한해의 액막이를 하는 제웅만들기를 시작으로 열림굿, 리울 무용단의 춤, 자연을 위한 행위 등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20여명의 초대 작가와 10여명의 바깥미술회 회원들이 동참하며 북한 강변의 겨울 분위기를 통해 우리들의 삶과 분리 될 수 없는 공생의 의미를 전해 주고자 하는게 이번 전시의 의미이다.

우리 현실의 거울과도 같은 대지에서 소중한 한올 한올의 땀과 정신의 씨앗들을 심고자 하는 게 이번 전시의 취지이며 북한강변은 문명이 토해낸 쓰레기와 그곳에 자생적으로 싹터온 생명체들이 뒤섞여 적응과 저항의 변증법을 계속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바깥미술회가 23년간 수많은 질곡을 거치며 잃지 않은 것은 인간이라는 자연의 정체를 다시 그 모태인 자연 안에서 찾고자 했으며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도 자연을 단지 신비로운 자연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삶과 공존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있다.

문명과 자연이 만나는 사이에는 새로운 잉태가 있다. 우거진 갈대 숲 사이로 들새들이 둥지를 틀고 폭우로 쓸러 온 또는 무참히 버려진 문명들의 잔해들을 헤치고 이름 모를 생명체들은 생명의 싹을 틔운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진보라 하고, 누군가는 위험천만한 진화론이라 경고한다.

그리고 그사이에 인간의 삶이 있고 예술이 있다.


2004년의 바깥미술 북한강전은 인간의 시각에 포섭된 자연, 바라봄으로써의 자연이 아닌 인간이라는 자연의 정체를 안으로 밖으로 탐구하고 있다.

특히 자연과 문명이 마주치는 경계, 그 사이에서 새로운 잉태의 움을 티우려는 적응의 모습과 상처받은 자연의 싹이 스스로의 존속을 위한 저항의 몸짓으로 예각을 세우려는 생태계의 저항을 첨예하게 그려내고자 했다.

또한 적응과 저항 사이에서 온몸을 투척하는 문제의식이 새롭게 요구됨을 제시해 보이고자 한다.

기간 1월10일(토)부터 18일(일), 장소 북한강 화랑포 강변.

문의 031-774-2586 www.bggat.net
/임병화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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