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찬밥취급’ 발끈
시·도의회의장協 임시회에 의장석 없어
시민일보
| 2004-02-01 19:46:10
지난달 29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주최로 대전에서 열린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에 참석했던 전국 시·도의회 의장들은 행사가 끝난 뒤 참았던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임시회에서 모 광역의회 의장은 “오늘 행사장에 갔더니 시장·지사 지정석은 만들어 놓았으나 의회 측에는 아무런 배려도 하지 않았다”며 “분권화 선언을 하면서 분권의 주요 축인 지방의회를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도 시·도지사와는 별도 간담회를 가졌으나 의회는 아예 무시하는데, 이런 식으로 취급하려면 왜 초청했는지 알 수 없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이번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자 신경철 인천시의회의장 등은 “지방의회를 보는 정부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지방분권한다고 하면서 견제와 감시하는 의회는 제외하겠다는 거냐”는 등 잇따라 불만을 표출했다.
이은규 대전시의회 의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자치단체장에 비해 의회 측은 전혀 배려를 하지 않아 의장들이 중도에 퇴장할 생각까지 했다”며 “시·도민을 대표하는 의회에 대한 정부의 이같은 행태에 의회가 공동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이성구 협의회장(서울시의회 의장)은 1일 본사와의 통화에서 “협의회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행자부 등 관련 부처에 항의키로 했다”며 “행여 감정적인 대응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사무국에는 ‘문안 작성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최용선기자 cys@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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