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 의지 담아낸 영화 한편 내달 선뵌다

‘난의 연가’ 장애인의 날 개봉

시민일보

| 2004-03-29 20:26:37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장애 극복의 드라마를 담은 영화 한 편이 극장가를 찾는다.

`난(蘭)의 연가(戀歌)’는 중증 장애인 시설 천사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발레리나 지망생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고 가정이 풍비박산되는 고통을 겪지만 하느님을 향한 신앙과 천사원 총무 영한과의 사랑으로 재활 의지를 다진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극본과 연출과 제작을 맡은 인물은 발가락 시인 이흥렬의 일대기를 그린 홍경인 주연의 `앉은뱅이꽃’과 `오뚜기 축구단’, `구원의 징검다리’, `예수님과 꼬마전도사’, `서울 야누스’, `슈퍼베타맨’ 등 200여편의 작품을 발표한 김영한(56) 감독.

그동안 여러 편의 장애인 영화를 선보여왔지만 `난의 연가’를 만드는 과정 만큼 어려운 역경은 없었다.

1999년 5월부터 순천, 여수, 대구, 부산, 마산, 남양주시, 설악산 등을 돌며 4계절을 모두 담았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재미감독 전우열씨의 도움을 얻어 미국 LA 일대에서 현지촬영까지 마쳤다. 숱하게 재편집을 거듭했으며 녹음만 일곱 차례나 새로 했다.

도중 하차한 장서희에 이어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황은정은 가톨릭대 성심교정 1학년 때부터 꼬박 4년 동안 촬영에 매달려야 했다.

김영한 감독은 98년 기획 단계부터 가진 돈을 모두 털고 빚까지 얻어 7억원의 제작비로 영화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와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자신이 고아원에서 자랐고, 여동생이 정신장애로 숨을 거둬 누구보다 장애인의 아픔을 잘 이해하는 김 감독으로서는 어려움이 거듭될수록 이 영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집념이 강해졌다고 한다.

황해도 출신으로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신앙도 버팀목이 됐다.

그는 “믿음을 가진 장애인은 좌절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해 회복도 빠르다”면서 “장애인의 어두운 면보다 밝은 면을 부각시키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난의 연가’에는 연기자 부자가 함께 출연해 관심을 모은다. 이제는 원로배우 대열에 들어선 윤양하(64)씨와 아들 윤호씨가 영화 속에서도 부자 역을 맡아 천사원 원장과 총무로 등장한다.

이와 함께 두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해진 이희아 양과 구족화가 등 많은 장애인도 우정출연했다.

`난의 연가’는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전후해 전국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김영한 감독은 수익금의 50%를 장애인단체와 개신교단체에 기부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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