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대학생·철부지 여고생 초보 신혼생활 ‘아슬아슬’
새 영화 - 어린신부
시민일보
| 2004-03-30 19:58:50
24살짜리 남자 대학생이 16살 여고생과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면?
다음달 2일 개봉하는 영화 ‘어린 신부’는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고등학교 생활과 신혼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여고생. 막내 동생뻘 되는 여고생을 신부로 ‘키우는’ 남자 대학생.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얼마나 많고 또 그 사이에 생길법한 고민들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까?
영화는 일단 이중 둘의 고민은 제쳐놓은 것 같다. 감독은 가벼운 트랜디물로 방향을 잡은 듯. 느슨한 연결고리와 지나친 비약은 일단 덮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헤프닝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줄거리나 에피소드보다 이 영화에서 제일 돋보이는 것은 오히려 두 주연배우의 상큼한 매력에 있다.
모든 것을 다 용서받을 만한 김래원의 넉살좋은 미소는 스크린 밖으로 흘러나오는 듯 넘쳐나며 티 하나 없이 밝고 명랑해 보이는 문근영은 관객들을 화면 속으로 빨아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상민(김래원)은 지나가는 여자에게 눈 돌리기에 바쁜 바람둥이다. 한편, 보은(문근영)은 꿈많고 고민도 많은 철부지 여고생. 둘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친남매 같은 사이다.
둘 사이의 혼담이 오간 것은 이미 오래전 일. 각각의 할아버지는 함께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인연으로 사돈을 맺기로 했고 양가는 이미 사돈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상민은 이제 대학교 4학년이고 보은은 막 법적 결혼 가능 나이가 된 16세 여고생. 하지만 보은의 할아버지(김인문)는 막무가내다.
사실 할아버지는 상민에게도 친할아버지 같은 분. 일찍 아버지를 여읜 상민의 아버지는 이 할아버지의 손에 자랐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기겁하던 두 사람. 하지만 부모님들의 도움과 할아버지의 ‘꾀병’에 넘어가 결국 결혼식을 올리고 만다.
둘의 결혼은 상민에게는 바람둥이 생활의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 한편, 아직 ‘어린’ 보은에게 결혼은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보은은 신혼여행을 떠나는 공항에서 도망치고 흠모하던 야구부 주장과 데이트를 즐긴다.
이들의 아슬아슬한 신혼 생활에 새로운 계기가 된 것은 미대생 상민이 보은의 학교 교생 선생님으로 오면서부터. 보은의 노처녀 담임선생님(안선영)은 상민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고 보은은 야구부 선배와 밀애를 나누며 이 ‘어린 부부’의 비밀 생활이 시작된다.
제작사 컬처캡 미디어의 첫 영화이며 오랜 충무로 생활 후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한 김호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