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볼쇼이 발레 ‘백조의 호수’ 9년만에 한국 무대 선다

세종문화회관서 21일 공연

시민일보

| 2004-04-18 19:07:53

러시아 볼쇼이 발레의 ‘백조의 호수’ 내한공연이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6시.

과거의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처지는 볼쇼이이고, 프로그램 역시 별다른 관심을 끌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작품이 ‘백조의 호수’라니 흥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긴 하다.

한편으로는 1995년 이후 9년만의 내한공연이니 그 사이 얼마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번 공연에는 130여명이 내한하며 무대 위에는 90명이 출연한다. 볼쇼이 유일의 외국인 단원인 배주윤도 등장한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안무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이 그리고로비치의 ‘백조의 호수’는 2001년과 2003년 국립발레단에 의해 80%에 육박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공연된 바 있다.

그리고로비치는 1969년 이 작품을 2막으로 재구성하고, 내용적으로는 지그프리드 왕자의 운명을 지배하려는 악마와 이를 극복하려는 왕자의 총명을 대비시킴으로써 인간의 선과 악을 극명하게 대비하는 극적인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악마가 왕자와는 별개의 존재로 묘사되는 다른 판들과는 달리 악마를 악의 근성으로 묘사한다. 즉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천재 악마로 설정, 오데뜨 공주를 향한 악마와 왕자의 치열한 싸움을 그림으로써 극적 성격을 강화한 것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는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행복한 결말과는 달리 그리고로비치가 원래 설정했던, 차이코프스키의 원작에 충실한 비극적인 결말로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에서 오데뜨·오딜 역은 95년에도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갈리나 스테파넨코(Galina Stepanenko)와 함께 예카테리나 시플리나(Ekaterina Shipulina)가 맡는다. 러시아 인민예술가 호칭을 받는 볼쇼이 대표 무용수로 완벽한 발레 기술과 원숙한 연기가 기대된다.

또 지그프리드 왕자는 볼쇼이 대표적인 주역무용수인 블라디미르 네포로지니(Vladimir Neporozhny)가 루슬란 스크보르초프(Ruslan Skvortsov)와 교체출연한다.

볼쇼이 발레단은 올초 알렉세이 라트만스키(Alexei Ratmansky)를 신임 예술감독으로 맞이했다. 올해 35세인 라트만스키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젊은 감각과 스타일로 볼쇼이 발레의 전통을 계승해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의상·무대 디자인 시몬 비르살라제(Simon Virsaladze), 지휘 파벨 클리니초프(Pavel Klinichev), 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중앙일보·SBS·세종문화회관 공동주최. 입장료 R석 20만, S석 16만, A석 12만, B석 8만, C석 5만원.

문의 1588-7890(www.ticketlink.co.kr), 751-9061(www.balletbolsho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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