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와 쿠바혁명이끈 체게바라 삶 낱낱이 그려

시민일보

| 2004-05-30 21:04:28

“무엇보다도 세계 어디서든 불의가 저질러진다면 그것에 깊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어떤 불의고 어떤 사람에게 저질러진 불의이건 상관없이. 이게 혁명가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자질이다”

‘체 게바라’(해냄 刊)는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끈 체 게바라(1928~1967)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쿠바의 문화비평가 일다 바리오와 영국의 쿠바 전문가인 개리스 젠킨스는 체 게바라의 글과 사진, 사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혁명가 체의 삶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에르네스토(체의 본명)는 의학도로서 순탄한 청년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의사 시험을 치른 뒤 돌연 모터사이클에 몸을 싣고 라틴 아메리카 곳곳을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 여행이 그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에르네스토는 페루 나환자촌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정치적 긴장감이 감도는 과테말라를 돌면서 미국에 종속된 현실과 마르크스 주의에 눈떴다.

쿠바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피델 카스트로를 만났을 때, 에르네스토는 이미 혁명가의 길을 걸을 준비가 돼 있었다.

체는 1956년 그린마호를 타고 쿠바에 도착,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악지대에서 게릴라들을 모집하고 무장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의료 및 교육 활동을 함께 벌이던 체는 1959년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자 라카바니아요새 사령관, 국립은행 총재, 산업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쿠바의 두뇌’라 불렸다.

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라틴 아메리카 전체로 혁명을 확대시키려 했다.

그는 1965년 콩고로 떠나기 직전 ‘나이드신 부모님께’라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다시 한 번 제 발뒤꿈치에서 로시난테(돈키호테가 타고 다니던 말)의 갈빗대를 느끼며 방패를 손에 들고 산길로 돌아갑니다..저는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유일한 해결책은 무장투쟁이라고 믿으며, 제 믿음에 충실히 따를 뿐입니다”

체는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에서 반정부 게릴라 부대를 조직해 싸우다 1967년 10월 생포돼 총살당했다.

해냄 刊. 윤길순 옮김.

456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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