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마인드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시민일보

| 2004-06-09 19:21:41

{ILINK:1}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원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변방’으로 분류되는 지역이었다.

25개 자치구 중 24위를 기록하는 열악한 재정자립도가 현실의 벽으로 가로막고 있는 이상 노원구가 ‘변방’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참으로 요원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노원구가 최근 들어 초라한 과거를 벗어던진 화려한 비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던 교육·문화 인프라가 드디어 그 성과를 드러내면서 노원구가 명실상부한 교육·문화의 요충지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원구의 교육·문화 인프라는 서울의 웬만한 지역에 비해 빠지지 않는다.

지난 해 강남의 8학군을 제치고 위장전입 1순위를 기록,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이번에는 지역주민은 물론 강북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최첨단 시설로 중무장한 노원문화예술회관 개관으로 노원구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와 관련한 1등 공신을 찾는다면 그 답은 당연히 단체장이 갖고 있는 행정마인드다.

이기재 노원구청장은 평소 ‘행정의 긍극적인 목표는 주민만족도와 삶의 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었다.

주민 저마다 노원구에 산다는 것 하나만으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이루기 위해 이 청장이 찾아낸 답이 바로 문화와 교육 자원을 구축하는 길이었다.


그래서 부족한 구 재정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물 좋은 학군을 능가하는 교육 여건을 위해 심지어 거리의 가로등 조도 높이는 것 같은 세심한 부분까지 공을 들였다.

관내 학교가 높은 진학률을 보이는 것이 결코 절로 형성된 것이 아닌 것이다.

그 결과 그동안 베드타운 역할에 그쳤던 노원구가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욕심으로 위장전입이 시도되기도 하는 명실상부한 교육 1번지로 급부상하는가 하면 오는 16일 개관을 앞둔 노원문화예술회관은 개관 기념 공연이 인터넷 예매를 시작한지 하루만에 매진돼 추가 공연을 계획해야 할 만큼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단체장의 행정마인드에 따라 구의 미래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지방분권 추진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

그러나 자치권 강화와 지방자치발전을 등호로 묶는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다.

막대한 권한이 잘못 쓰여질 경우 그 패해는 고스란히 주민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같은 이슬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지방분권작업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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