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生부터 챙기자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시민일보
| 2004-07-08 21:46:34
{ILINK:1} 16대 국회를 반면교사 삼아 `상생정치’를 다짐했던 17대 국회가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여야 극한 대치국면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17대 국회 출범을 1주일여 앞둔 당시만 해도 각 당 새 지도부가 취임인사차 서로 상대편 당사를 찾는 등 상생정치 구현을 위한 행보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듯 보여 국민들의 기대가 컸었다.
불과 한달 보름전만 해도 한나라당 김덕룡 신임 원내대표가 열린우리당 당사를 찾아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대표와 환담한데 이어 다음날에는 이에 화답하듯 우리당 신 의장이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로 박근혜 대표를 찾지 않았던가.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보기좋은 모습도 잠시, 정치권은 여전히 구태를 보이며 지탄을 자초하고 있다.
17대 국회는 원구성 협상에만도 무려 한달을 소진했다. 다름 아닌 당리당략에 따른 자리다툼 때문에 말이다.
그런 진통 끝에 출범한 국회니만큼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나아가야 할 텐데 정국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임시국회 폐회가 임박해 오고 있지만 정치권은 곳곳에 대치전선을 형성,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지뢰밭을 지나는 것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실제로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 치기에 바쁜 정당의 속셈을 보면 오는 15일로 예정된 임시국회 본회의는 또 한차례의 파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한나라당 대표 권한 대행인 김덕룡 원내대표는 “예결위 상임위화가 안되면 여야관계가 파탄날 것”이라는 경고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간다면 15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추경안은 다시 물건너 가고 말 것 같다.
`민생 외면 국회’ 라는 비판이 따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17대 국회를 통해 개혁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하던 국민들의 낙담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16대 국회가 지탄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권이 민생은 아랑곳없이 스스로의 밥그릇 싸움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지원, 재래시장 활성화 등 민생을 안정시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역할만으로도 지금 온 국민의 시선은 추경 처리과정에 집중돼 있다.
행여 추경을 당리당략의 볼모로 삼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아예 치워라. 돌이킬 수 없는 자충수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상생의 정치’를 이루고자 한다면 ‘민생이 우선’이라는 명제부터 챙기길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오랫동안 인내심을 강요당해왔던 국민들에게 새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17대 국회의 기본 도리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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