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과 시민의식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4-07-25 20:43:51
지난 20일 굿데이신문이 3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된 데 이어 스포츠투데이마저 7월 급여를 50%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신문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한 한국일보는 지난 22일 사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임금삭감동의서’ 제출을 요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국일보 전체 사원 700여명 가운데 현재 편집국을 제외한 사원 200여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으며, 편집국도 부장급 이상 간부 50여명이 이미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태라면 늦어도 26일까지 반절 이상은 동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상 전체 사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으면 변경된 취업규칙이 효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번 임금삭감동의서는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앞서 22일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은 올해 안에 300억원 유상증자를 못할 경우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한국일보는 신상석 사장 이하 국·실장급 간부 10명은 경영정상화가 늦어지는 데 대한 책임을 지는 뜻으로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한국일보에서는 지난 6월에 이어 회생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마지막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그 가능성은 다분히 회의적이라고 한다.
물론 굿데이나 스포츠투데이, 한국일보 등의 이런 모습은 소위 ‘조·중·동’ 등 ‘빅3’를 제외한 여타의 다른 신문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K일보나 S일보 등은 지금도 ‘밑 빠진 독에 물 붙기’식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독자가 전혀 늘지 않는 상태에서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마이너 전국지들의 이런 상황에 비하면 지방지들은 그래도 조금은 느긋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 사실상 제로 상태인 시민일보와 같은 지방지는 여유만만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여유를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역지 가운데 특히 수도권 지역지는 시민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언론재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의 지역지 구독률은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경인지역도 8%대에 머무르고 있다.
부산 같은 경우에는 지역지의 비율이 30%대에 달하고 있다니 참으로 부럽다.
부산을 사랑하는 시민이라면 전국지 대신 부산지역신문인 국제신문이나 부산일보를 구독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듯이 서울에서 서울을 사랑하기에 시민일보를 구독한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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