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헤라클레스 ‘氣충전’

시민일보

| 2004-08-11 19:21:06

그리스 디마스·한국 이배영 만나 어깨동무하고 각 체급서 선전
동·서양의 헤라클레스가 아테네에서 손을 맞잡고 서로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한국 역도의 희망 이배영(25·경북개발공사·남자 69㎏급)과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그리스의 역도 영웅 피로스 디마스(33·남자 85㎏급)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아테네 폴리티나 테니스클럽에서 열린 ‘아디다스 올림픽 테크놀리지 체험관’ 개관 행사에서 만나 각자 체급에서의 선전을 기원했다.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제패한 디마스는 ‘108년 만의 귀향’인 아테네올림픽에서 홈팀 그리스의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세기의 역사.

디마스는 자신보다 훨씬 낮은 체급인 이배영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는 기록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고 이배영이 “인상 160㎏, 용상 200㎏으로 연습 때 360㎏은 들어 봤다”고 답하자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배영은 “세계적인 선수를 만났는데 오히려 내 기록을 듣고 움찔 놀라다니 조금 쑥스럽다”며 “서로 잘 해서 꼭 금메달을 따내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남들은 4년을 기다렸다지만 나는 8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배영은 “그리스에서는 역도가 매우 인기있는 종목으로 역사들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아테네 금메달로 한국에서도 역도 붐을 일으켜보겠다고 다짐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인상에서 부진해 7위에 그치면서 눈물을 삼켰던 이배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취약점인 인상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역도 선수단의 이형근 남자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에게서 태극부채 등 선물 꾸러미를 받아든 디마스는 “잊지 못할 우정의 선물이 될 것 같다”며 “아테네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다시 한번 각오를 피력했다.

알바니아 태생으로 90년 할아버지의 나라 그리스로 귀화한 디마스는 전형적인 서구 장사형의 선굵은 얼굴과 탄탄한 어깨가 인상적이었지만 한국 선수들과 친형제처럼 어깨동무를 하고는 연방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천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디마스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면서 3명의 딸을 얻었고 지금 아내 뱃속에 4번째 아이가 있다는데 4번째 금메달을 따낼 좋은 징조 아니냐’고 질문을 던지자 “제발 그런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며 쑥스러워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