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바람을 잡아라”

돌풍수준 강한 바람 불어… 강자 - 약자간 실력차 좁혀

시민일보

| 2004-08-16 20:00:19

`바람을 잡지 못하면 목표달성은 힘들다.’

아테네올림픽 양궁이 15일(이하 한국시간) 64강 토너먼트를 시작한 가운데 파나티나이코경기장에 불어닥치는 바람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한국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궁사들이 파나티나이코에서 공식 연습을 했던 14일에는 바람이 세지 않아 코칭스태프들이 마음을 놓았지만 정작 여자부 64강전이 열린 15일에는 거센 모래바람이 경기장에 휘몰아쳤다.

양궁은 풍속과 풍향이 민감하게 작용, 최적의 조건일 경우에는 강자와 약자의 실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바람이 세지면 양자간 편차가 별로 없어 예상치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열린 여자부 64강전의 경우 순위결정전에서 9위에 올랐던 나탈리아 발레바(이탈리아)가 56위의 재스민 피구에로아(필리핀)에게 패해 탈락하는 등 얼마든지 이변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속출했다.

현지시간 오전 8시57분 사대에 선 윤미진(경희대)의 경우 바람이 초속 2m 이하로 불었지만 말굽형의 파나티나이코경기장의 돌풍에 말려 첫발이 7점 과녁에 꽂히고 말았다.


윤미진은 이후 오조준을 통해 어느 정도 페이스를 찾았지만 8점 이하는 거의 쏴보지 않았던 점수라 그로선 충격적인 일이었다.

오전 11시37분에 나선 이성진(전북도청)도 강한 맞바람 속에 첫발을 8점에 꽂았고 1엔드 마지막발이 7점에 그치는 등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바람을 읽느라 곤욕을 치렀다.

오후들어 바람은 거의 돌풍 수준으로 변해 국기 게양대가 크게 흔들거릴 정도였다.

이날 오후 7시에 경기한 한국여자팀의 마지막 주자 박성현(전북도청)도 첫발이 6점에 꽂혔으며 특히 1엔드 마지막발은 무려 5점이었다.

서오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성현이가 그 정도를 쏠 정도면 풍속이 초속 9m를 넘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바람이 잠잠하다가 본선들어 강해지고 있는 만큼 바람을 이겨나가는 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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