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악연 끝끝내 못깨
문의제, 美 샌더슨에 1-3 역전패
시민일보
| 2004-08-29 20:31:25
한국 레슬링 자유형 간판 문의제(삼성생명)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다.
문의제는 29일(한국시간)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대회 레슬링 남자 자유형 84kg급 결승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인 카엘 샌더슨(미국)의 파워에 눌려 1-3으로 역전패했다.
지난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문의제는 이로써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마쳤다.
이날 문의제는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 사지드 사지도프(러시아)를 완파, 기대를 부풀렸으나 신장과 힘이 좋은 샌더슨의 벽에 막혀 금메달의 꿈을 접었다.
왼쪽 무릎이 성치 못한 문의제는 힘싸움을 벌이다 0-0으로 1라운드를 마친 뒤 2라운드 클린치(맞잡기)에서 재빨리 빠져나오는 노련한 수비로 1점을 선취, 1-0으로 리드했지만 중반 싸잡기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 역습을 허용해 2점을 잃어 역전당했다.
기세가 오른 샌더슨은 이후 문의제를 거칠게 몰아붙이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뒤잡기로 1점을 추가, 승리를 확인한 반면 지칠대로 지친 문의제는 추격할 힘을 잃고 주저앉고 말았다.
한편 60kg급에 출전한 정영호(조선대)는 다미르 자카르트디노프(우즈베키스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경기에서 폴승을 거둬 2승1패를 기록, 이노우에 겐지(일본)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에서 밀려 아깝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부상 이겨낸 남편 자랑스럽다”
■문 선수 가족들 표정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세계 정상급에 선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29일 새벽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84㎏급에서 은메달을 딴 문의제(29·삼성생명) 선수의 가족들은 2점차로 아깝게 놓친 금메달을 아쉬워하면서도 결승까지 올라가 대등한 경기를 펼친 문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아내 김정리(27)씨는 “무릎과 어깨 탈골로 고통이 심했을텐데도 끝까지 이겨낸 남편이 한없이 자랑스러울 뿐”이라며 “남편이 결승까지 오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문 선수의 아파트에는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친척들과 이웃주민 등 30여명이 모여 “문의제 파이팅! 나이스!” 등을 외치며 문 선수의 선전을 응원했다.
특히 10대 2의 큰 점수차로 일찌감치 승리를 결정지었던 준결승전과 달리 초반부터 1점차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자 어머니 이영옥(62)씨는 눈을 감고 두 손을 꼭 모은 채 문 선수의 선전을 간절히 기도했다.
2회전 중반 그러나 문 선수가 3대 1로 역전당하자 탄식을 자아내며 아쉬워하던 가족들은 결국 은메달에 그치자 “그래도 잘 싸웠다”며 문 선수의 선전을 축하했다.
“금 따고 은퇴하려고 했는데 …”
■문 선수 경기후 모습
2004아테네올림픽 레슬링 남자 자유형 84㎏급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문의제(29·삼성생명)는 29일(한국시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는 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문의제는 “나이가 많아 이번이 (선수로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했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산착오였다. (1-0으로 앞서던 2라운드 중반) 계속 싸잡기로 포인트를 따려고 무리하게 공격하다 2점을 내준 게 패인이다. 그 때 분위기가 이미 넘어갔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한편 한국 선수 응원차 아테네를 방문한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인 손봉숙 의원이 아노리오시아홀을 찾아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이종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귀빈석에 나란히 앉아 문의제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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