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전 대통령과의 만남

정 청 래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4-09-08 20:55:30

{ILINK:1} 오늘 우리당 ‘새로운 모색' 소속 초·재선 의원 20여명이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했습니다. 저는 특히 제 지역구 유권자이신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뵙게 되어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일일이 신원을 확인하더군요. 비서실 관계자들도 나와 우리의 방문을 반겨주셨습니다.

우리는 김 대통령이 지하 강당에 입장하실 때 줄을 서서 박수를 치고 김 대통령은 우리 일행과 일일이 악수를 하시며 반가워하시더군요. 건강해 보이셔서 좋았습니다.

우상호 의원과 김부겸 의원의 인사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께서 메모해 온 노트를 보며 약 1시간 가량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다음은 말씀하신 내용 요약입니다.

여러분은 학생으로서 나는 정치인으로서 남북화해협력을 위해 헌신했고 감옥가고 퇴학당하고 도망 다니고 한 것을 보면 나이차이가 있지만 여러분과 나는 동지입니다.

그런 여러분들이 국회의원 된 것을 보니 보람도 느끼고 민주주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80년 신군부는 나를 국가보안법 제1조 위반죄로 사형언도를 내렸습니다. 이들은 대통령 빼놓고는 다 시켜주겠다며 회유했지만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죽는 것이 두렵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타협하면 일시적으로는 살지만 영원히 국민과 역사 속에서는 죽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북한과 남한이 공생해야하고 흡수통일과 적화통일은 안되며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6.15 정상회담을 앞두고 잘사는 형님이 못사는 동생에게 선물로 약1억불정도 준다고 약속해놓고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현대를 통해 전달한 것입니다. 이것이 특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국제 관례상 합의문은 실무선에서 합의해놓고 하는데 이것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저쪽에서 김주석 묘를 참배할 것을 요구했는데 안 한다고 하니 오지마라더군요.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합의문을 못 만들어도 좋다. 만나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정치생명을 걸었습니다.
아무런 합의가 안 된 상태로 갔고 김정일 위원장의 공항 영접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 못하고 갔습니다.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을 내놓더라도 민족의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방북했습니다.
비행기 입구에 서서보니 김정일 위원장이 보이더군요. 처음 확인한 것입니다.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무려 10시간이나 협상을 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말을 많이 하고 지혜도 번득이며 죠크도 하고 솔직하고 매너도 좋았고 남쪽 사정도 밝았습니다.
미국 올브라이트 장관이나 스웨덴 페라손 총리도 같은 평가를 하더군요.

경제, 체육 협상, 민족자주적 입장 등은 비교적 쉽게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연방제는 체념한 듯 보였고 낮은 단계 연방제와 우리의 연합제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설득했습니다. 외교 국방은 양쪽 정부에 두자는 내용은 연방제나 연합제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힘들었던 것이 김정일 위원장 서울 답방문제였습니다. 이것이 성사 안 되면 퇴짜 맞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동방예의지국에서 김 위원장이 웃 사람 공경한다고 들었는데 나이든 나도 왔는데 서울에 와야 한다고 해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정상회담으로 개성공단, 철도연결,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 긴장 완화되었고 판문점 총소리만 나면 불안했던 것이 마음안정이 되었습니다. 양 정상 마주 앉아 상대방의 이해심과 신뢰가 쌓였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흡수통일 할 능력이 없다. 남쪽 공산화는 꿈에도 버려라. 베를린 장벽 무너졌어도 마음의 장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경제가 엇비슷할 때 통일하자.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은 한 50년은 걸릴 것이라더군요.

북한에도 대남인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이전에 200명 정도 이산가족이 만났는데 정상회담 이후 9000명 정도가 만났습니다.

개성공단으로 1000억 정도의 경제효과가 있고 북에는 90억불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경제 우등생입니다. 세계4대 외환 보유국, 정보선진국으로 생명공학, 문화컨덴츠, 환경, 우주 항공기술, 자동차, 조선사업 등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자력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했는데 일본은 맥아더 사령관이 시켜서 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불교, 유교를 받아들였지만 그것을 우리 것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세계화시대입니다. 유라시아로 통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 철도 복선화도 도와주고, 대북관계를 개선해 평화를 정착하고 21C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는 400조의 유휴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갑니다. LA 부동산 가격이 높은 이유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하더군요 돈벌이 같이 하며 싸우는 사람 없습니다.

문화산업, 문화컨덴츠, 애니메이션, 관광, 영화 분야는 중국이 못 따라오는 우리의 고유의 영역입니다.

남북문제에 큰 시야를 갖고 우리의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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