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총각선생 사수 대작전
새영화-여선생VS여제자
시민일보
| 2004-11-04 17:01:15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두 여자의 치열한 신경전은 영화에서 자주 보여지는 설정이다. 하지만 그 라이벌이 여선생과 여제자라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여수의 작은 초등학교의 노처녀 선생 여미옥(염정아)은 교장 선생님도 못 말리는 다혈질의 소유자로 오늘도 아이들 기선제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선생의 반 학생인 고미남(이세영)은 초등학생답지 않은 성숙함과 당돌함으로 첫 날부터 선생님과 부딪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술 선생님(이지훈)이 새로 부임을 하게 되는데 그는 모든 여자 선생님과 여학생들의 마음을 흔들만한 출중한 외모의 꽃미남이었던 것이다.
영화는 이 미술 선생님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여미옥 선생과 고미남 학생의 애정 공세전으로 시작된다.
전작 ‘선생 김봉두’에서 차승원의 코믹 연기를 절정으로 이끌어냈던 장규성 감독은 ‘여선생VS여제자’에서 염정아에게 그 바톤을 넘겨주었다. ‘장화 홍련’, ‘범죄의 재구성’ 등을 통해 섬뜩하고 팜프파탈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던 염정아는 첫 코믹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회식자리에서는 누가 먼저 먹을세라 정신없이 음식을 먹어대고 늘 부산스럽게 수다를 떨며 미술 선생님 앞에서는 닭살스러운 콧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가 바로 여선생이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건 연기가 아니라 그냥 제 모습이에요. 원래 제가 그러고 살아요”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코믹 연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잘 맞는 옷을 입은 양 자연스럽고 편해보였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연애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애사건’을 계기로 여선생과 여제자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이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장면이나 경찰이 된 제자가 선생님을 청와대 사람보다 더 위쪽에 계신 분이라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결정적인 카메오를 등장시킴으로 해서 감독은 를 밉지 않게 슬쩍 내비쳐준다.
감독은 적절한 타이밍에 재미있는 상황들을 배치하는 능력과 관객의 감정을 리드해나가는 솜씨가 두 배로 늘어서 돌아왔으니 우리는 마음놓고 감상할 일만 남았다. 개봉일 11월17일.
객원기자 염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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